작은 제품을 매각하며 다음 사업의 기반을 만든 조너선 가이거
LectureKit부터 CaptureKit, SocialKit과 PostPeer까지. 조너선 가이거가 매각·중단·무료 공개를 거쳐 다음 제품에 쓸 코드와 고객 확보 경험을 쌓은 과정.
첫 제품의 매출이 없어도 남은 것
조너선 가이거는 성과가 작았던 제품에서도 다음 사업에 쓸 자원을 남겼다. 첫 제품 LectureKit에는 약 1년에 걸쳐 120시간가량을 투입했지만, 가입자 190명 중 유료 고객은 한 명도 없었다. 제품을 완성하고 사람들이 가입하는 단계까지는 도달했어도, 지속해서 돈을 받는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는 이 서비스를 한동안 그대로 두었다가 인수 제안을 받고 6,750달러에 매각했다.
LectureKit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제품을 거래 가능한 형태로 정리하는 법을 배웠다. 2025년 2월에 공개한 인수인계 기록에는 구매자 측 저장소로 코드를 옮기고, 데이터베이스와 도메인을 이전하며, AWS에 저장된 콘텐츠를 새 계정으로 복사한 과정이 담겨 있다. 판매가 부진했던 서비스에서도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와 운영 환경은 거래 대상이 됐다. 가이거는 첫 사업을 정리하면서 개발비 일부를 회수하고, 이후 매각에 활용할 실무 경험도 얻었다.
WaitListKit에서는 더 이른 단계에 멈췄다. 선주문 결제를 한 건 받았지만, 자신이 계속 개발하고 싶은 제품인지 판단한 뒤 구매자에게 환불하고 프로젝트를 접었다. 이 사례에서 중단 사유는 수요가 전혀 없다는 결론과 구별해야 한다. 구매 의사를 확인했어도 운영자가 장기간 책임지고 만들 의지가 부족하면, 약속을 정리하고 다음 시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저렴한 스타터 키트의 판매 실험
NextUpKit에서는 저렴한 개발 도구를 판매하는 실험을 했다. 2025년 1월 소개한 이 제품은 로그인, 결제, 데이터베이스 연결처럼 반복해서 구현하는 기능을 묶은 Next.js 스타터 키트였다. 당시 제시한 가격은 평생 이용권 20달러였으며, 수백 달러짜리 경쟁 제품을 부담스러워하는 개인 개발자와 초보 개발자를 겨냥했다. 구매자가 무엇을 얻는지 설명하고, 초기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차이를 만들려 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가이거는 출시 후 24시간 안에 세 건을 판매했고, 그중 두 건은 사전 대기 명단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대기 명단 유입에는 LectureKit 하단에 붙여 둔 NextUpKit 소개 표시가 기여했다. 유료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던 앞선 서비스가 다음 제품을 알리는 통로로도 쓰인 셈이다.
다만 초기 구매 몇 건으로 제품 설명의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커뮤니티에서는 정확히 무엇을 판매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 기술 문서가 부족하다는 지적, 구매 과정에서 GitHub 사용자명을 요구하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가이거도 방문자가 제품의 용도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자신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 반응은 가격을 낮추는 작업과 구매자가 안심하고 선택하도록 만드는 작업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NextUpKit은 이후 누적 매출 약 400달러를 기록했고, 가이거는 무료 오픈소스로 전환했다. 앞선 시도마다 매각, 환불 후 중단, 무료 공개라는 서로 다른 정리 방식이 적용됐다. 모든 제품을 계속 유료 사업으로 붙잡아 두는 선택은 하지 않았다.
지불하는 고객이 있는 시장을 고르다
이런 경험을 거치며 다음 아이디어를 고르는 기준도 구체화됐다. 그는 자신이 이해하는 분야에서 월매출 약 2만~8만 달러를 올리는 경쟁자가 두세 곳 있는지 살폈다. 경쟁사의 매출을 해당 문제에 지불하는 고객이 있다는 증거로 활용한 것이다. 여기에 자신이 고객을 이해하는지, 작지만 분명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를 함께 따졌다. 다만 경쟁사의 실적이 새 제품의 매출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출시 후 자신의 고객에게서 결제를 확인하는 과정은 여전히 필요했다.
그 기준과 잘 맞았던 제품이 스크린샷·웹 데이터 추출 API인 CaptureKit이었다. 최소 기능 제품을 만드는 데 약 3주가 걸렸고, 초기 약 두 달 동안 가입자 300명 이상과 유료 고객 7명을 확보했다. 월 반복 매출은 127달러였지만, 제품은 약 두 달 반 만에 1만 5,000달러에 매각됐다. 지속적인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작은 매출이었어도, 완성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구매자와 거래할 수 있었다.
CaptureKit에서 얻은 것은 매각 대금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가이거는 SocialKit을 개발하면서 인증, 결제, API 키 관리, 문서 구성과 소개 페이지의 패턴을 재사용했다고 밝혔다. 다음 제품에서는 이미 해결한 공통 기능에 드는 작업을 줄일 수 있었다. 새로운 고객 문제에 집중할 여유가 이전 제품의 구현 경험에서 나왔다.
데이터 추출에서 게시 API로
SocialKit의 역할은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다른 프로그램에서 활용하기 쉬운 데이터로 바꾸는 것이었다. 개발자나 마케터가 영상 주소를 전달하면 자막, 요약, 반응 지표 등을 받아 자신의 서비스나 분석 업무에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플랫폼별 접근 방식과 영상 처리 도구를 각각 조합하는 부담을 줄이는 구조였다. 웹 데이터 추출 경험을 더 구체적인 사용처에 적용하면서, 구매자가 맡기는 작업도 선명해졌다.
고객을 모으는 작업 역시 개발과 함께 시작했다. 가이거는 SocialKit 초기에 약 20개의 글 주제를 준비하고, 세부 기능별 소개 페이지와 무료 도구를 마련했다고 공개했다. 초기 사용자에게 사용 기회를 제공하며 피드백을 받고, 콘텐츠를 여러 개발자 커뮤니티와 소셜 채널에 공유하는 계획도 세웠다. 제품을 만드는 동안 사람들이 찾아올 경로와 사용 후 의견을 받을 접점을 함께 구축한 것이다.
무료 도구와 유료 API는 같은 문제를 서로 다른 규모로 처리하도록 연결됐다. 예를 들어 SocialKit은 유튜브 자막 추출기와 영상 요약 도구를 제공하면서, 프로그램에서 해당 작업을 수행할 API도 안내했다. 방문자는 작은 작업을 직접 처리하며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반복 실행이나 서비스 연동이 필요해지면 API 사용을 검토할 수 있다. 이런 구성은 제품의 가치를 설명문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결과로 보여주는 방법이었다.
PostPeer에서는 소셜미디어에 콘텐츠를 게시하는 문제를 다뤘다. 플랫폼마다 다른 API와 계정 연결 절차, 인증 정보 관리가 필요해 단순해 보이는 기능에도 많은 개발 시간이 들어갔다는 것이 창업자들의 설명이다. PostPeer는 이 작업을 하나의 API로 묶어 여러 플랫폼에 게시하도록 만들었다. 데이터 추출과 게시라는 두 제품의 기능은 달랐지만, 고객이 반복해서 구현하고 관리하는 작업을 맡는다는 사업의 방향은 이어졌다.
세 번째 매각과 다음 선택
PostPeer는 요아브 멘델손과 함께 만들었다. 멘델손 역시 소프트웨어와 SaaS 개발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공식 소개에서 빠르고 예측 가능하며 통합하기 쉬운 API를 만드는 일을 자신의 역할로 설명했다. 가이거는 제품의 범위를 넓히면서 협업도 선택했다. 제품을 혼자 만들어 온 경험을 유지하되, 새 제품의 운영 방식까지 고정해 두지는 않았다.
판매 구조에서는 고객이 시험해 보는 단계와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단계를 구분했다. 두 제품의 공개 요금 페이지에는 구독과 사용량 기반 구매 선택지가 있고, PostPeer는 테스트용 무료 크레딧 20개를 제공한다. 소규모로 결과를 확인한 고객이 사용 빈도에 맞는 결제 방식을 고를 수 있는 구성이다. 처음부터 장기 구독을 결정하기 어려운 고객에게도 유료 이용으로 들어갈 경로가 생긴다.
구매자가 느끼는 도입 부담도 판매 페이지에서 다뤘다. SocialKit과 PostPeer의 요금 페이지에는 연결이 쉬웠다는 경험과 빠른 지원을 강조하는 고객 후기가 배치돼 있다. 특히 PostPeer에는 여러 플랫폼을 짧은 시간 안에 연결했다는 후기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원받았다는 후기가 실려 있다. 두 제품은 기능과 가격 외에도, 구매 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객의 걱정을 줄이는 정보를 제공했다.
2026년 7월 인터뷰에서 공개한 SocialKit과 PostPeer의 합산 월매출은 약 6,400달러였다. 구성은 월 반복 매출 약 5,200달러와 일회성 구매 매출 약 1,200달러였으며, 두 수치를 합친 전체가 반복 매출인 것은 아니다. 작은 제품들을 만들고 정리하던 경험이 두 API 제품의 지속적인 판매로 이어진 시점이었다.
이후 가이거는 SocialKit의 매각도 발표했다. 당시 공개한 실적은 누적 매출 2만 3,150달러, 월 반복 매출 3,317달러, 활성 구독 117건, 가입자 2만 1,300명 이상이었다. X에서는 매각 대금 7만 5,000달러와 컨설팅 대금 1만 달러를 합쳐 거래 규모가 8만 5,000달러라고 설명했다. LectureKit과 CaptureKit에 이어 세 번째 매각이 이뤄졌고, 이번에는 이미 반복 매출을 확보한 사업을 넘겼다.
인수 발표에서 그는 멘델손과 함께 PostPeer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장한 제품도 계속 보유해야 하는 대상으로 고정하지 않고, 다음에 집중할 사업과 함께 판단한 것이다. 초기 제품을 정리할 때 익힌 매각 경험이 더 큰 사업의 선택에도 이어졌다.
가이거의 경로에서 다음 시도를 유리하게 만든 것은 이전 결과를 구체적인 변경으로 옮긴 일이었다. 고객이 이해하지 못한 설명은 보완하고, 반복되는 개발 작업은 재사용하며, 지불하는 고객이 있는 분야로 선택 범위를 좁혔다. 계속 운영할 의지가 없는 제품은 정리하고, 성장시킬 제품에는 고객 유입과 결제 경로를 함께 마련했다. 첫 제품의 성과가 작아도 다음 제품의 출발 조건은 개선할 수 있으며, 그 개선이 이어질 때 여러 번의 시도는 하나의 사업 역량으로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