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앱 대화방에서 Supermeme.ai를 만든 세 사람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세 사람이 왓츠앱 대화방에서 밈 생성 서비스를 만들고, 문구 생성과 감정 기반 이미지 검색, 다국어 지원과 API를 차례로 붙여 나간 과정.
왓츠앱 대화방에서 모인 세 사람
2022년 1월, 람스리 가우탐 골라(Ramsri Goutham Golla)는 산지브 NC(Sanjeev NC), 니코 보타(Nico Botha)와 왓츠앱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다. 세 사람은 직접 만난 적이 없었고, 각자 다른 일을 하면서 함께 만들 제품을 논의했다. 목표는 인공지능으로 밈을 만드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었다. 외부 투자나 사무실 없이 시작한 이 프로젝트가 Supermeme.ai가 됐다.
합류의 계기는 각자 인터넷에 공개하던 작업이었다. 산지브는 노코드 교육 과정에 참여하면서 감정으로 밈을 검색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었고, 람스리는 인공지능 밈 생성기를 개발하며 링크드인에 진행 상황을 올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작업을 확인한 뒤 대화를 나누고 함께 만들기로 했다. 여기에 트위터를 통해 람스리와 연결돼 있던 니코가 합류하면서 세 사람의 팀이 갖춰졌다.
역할은 각자의 경험에 맞춰 나뉘었다. 람스리는 인공지능과 다국어 생성 기능을, 풀스택 개발자인 니코는 웹 애플리케이션 구현을, 밈 제작과 제품 마케팅 경험이 있던 산지브는 콘텐츠와 홍보를 맡았다.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왓츠앱에서 비동기로 이루어졌다. 인공지능 개발, 서비스 구현, 고객 유입에 필요한 역량을 공동창업자 세 사람이 나눠 갖춘 구성이었다.
밈 하나를 만들기까지 필요한 단계
밈 제작에는 의외로 여러 단계의 작업이 필요했다. 전달할 이야기를 정한 뒤 적합한 이미지 양식을 찾고, 그 이미지의 맥락에 맞는 짧은 문구를 써야 했다. 마지막으로 글자의 위치와 크기를 조정하고 게시할 곳에 맞춰 이미지를 손봐야 했다. 익숙한 밈도 이름을 모르면 검색하기 어려웠고, 이미지를 찾은 뒤에도 무슨 말을 붙여야 재미있을지 고민이 남았다.
세 사람은 약 3주 만에 초기 제품을 만들고 2022년 2월에 공개했다. 소셜미디어에 결과물을 올리자 관심이 모였지만, 개발자들 자신도 사람들이 돈을 낼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출시 후 첫 유료 고객이 등장하면서 그 의문에 답을 얻었다. 산지브는 첫해 회고에서 첫 결제 고객인 넬슨에게 감사의 뜻을 남겼다.
문구 생성과 이미지 검색, 그리고 맥락 수정
초기 제품에서는 사용자가 스타트업, 영업, 프로그래밍 같은 주제를 고르고 밈의 바탕 이미지인 템플릿을 선택했다. 그러면 GPT-3를 활용해 해당 주제와 이미지에 맞는 문구를 생성했다. 람스리는 2022년 4월 제품 소개에서 감정이나 행동으로 템플릿을 검색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미지 선택과 문구 작성을 연결하면서, 사용자가 밈의 이름이나 전형적인 표현을 외우고 있어야 하는 부담을 줄였다.
이미지의 의미를 잘못 읽으면 결과도 어긋났다. 람스리가 같은 달 공개한 사용 설명에는 비행기가 갑자기 항로를 되돌리는 이미지가 등장하는데, 인공지능은 이를 평범한 ‘비행 경로 지도’로 설명했다. 그는 사용자가 이미지 설명을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결정을 바꾸는 사람’처럼 행동과 감정 중심으로 수정할 수 있게 했다. 설명을 바꾸고 다시 생성하자 스타트업의 방향 전환이나 투자자의 변심에 어울리는 밈이 나왔다. 이 사례는 문구 생성에 앞서 이미지가 어떤 상황을 표현하는지 제대로 전달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에는 사용자가 템플릿을 고르는 단계까지 줄였다. ‘텍스트 투 밈(Text to Meme)’ 기능에서는 표현하고 싶은 상황을 문장으로 입력하면 서비스가 이미지와 문구를 함께 제안했다. 사용자가 머릿속 이야기를 밈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결정을 제품이 더 많이 맡게 된 것이다. 원하는 결과물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입력 방식을 바꾼 개선이었다.
프로덕트 헌트와 다국어, API 공개
출시 몇 달 뒤에는 프로덕트 헌트에 제품을 소개해 ‘오늘의 제품’ 1위에 올랐다. 영어권 밖에서도 방문과 가입이 이어지자 팀은 예상보다 일찍 다국어 기능에 투자했다. 지원 범위는 110개 이상의 언어로 넓어졌다. 실제로 들어오는 사용자를 보면서 서비스가 다룰 언어와 이용 범위를 확장한 셈이다.
2022년 12월에는 외부 프로그램에서 밈 생성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API를 공개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자주 요청하던 기능이었다. 개발자는 Supermeme의 기능을 자신의 소프트웨어에 연결할 수 있었고, 팀은 웹사이트에서 직접 밈을 만드는 사람들 외에 다른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들도 고객으로 맞을 수 있게 됐다.
창업자들의 독자층과 검색 유입
초기 홍보에는 창업자들이 이미 확보한 독자층이 도움이 됐다. 세 사람의 소셜미디어 독자를 합하면 약 10만 명이었으며, 서로의 독자층은 많이 겹치지 않았다. 각자가 제품과 결과물을 소개하면서 여러 집단에 동시에 노출할 수 있었다. 산지브가 나중에 돌아본 초기 성장의 중요한 조건도 이처럼 제품 출시 전에 쌓아둔 개인 계정의 영향력이었다.
2022년 말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노출은 창업자들의 독자층을 넘어섰다. 인플루언서들이 ‘주목할 인공지능 도구’를 소개하는 게시물에 Supermeme.ai를 포함하기 시작했다. 밈 생성이라는 용도는 결과물만 보여줘도 이해하기 쉬웠고, 이용자들이 만든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제품도 함께 알려졌다. 팀은 첫해 성장 회고에서 이러한 공유와 외부 소개를 주요 유입 경로로 꼽았다.
2023년 2월에는 누적 가입자가 10만 명에 도달했다. 당시까지 유료 광고에 쓴 돈은 없었지만, 창업자들의 콘텐츠 제작과 개인 계정 운영이 홍보를 담당하고 있었다. 소셜미디어에서 제품을 본 사람들이 구글에서 ‘Supermeme’를 검색했고, ‘AI meme generator’처럼 용도를 직접 찾는 검색에서도 유입이 발생했다. 제품 이름을 아는 사람과 해결책을 처음 찾는 사람이 서로 다른 경로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검색 유입이 확인되자 산지브는 검색엔진 최적화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시작했다. 홈페이지를 ‘AI meme’ 관련 검색어에 맞춰 정리하고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했다. 팀의 2023년 1분기 보고에 따르면 해당 검색어군에서 상위 세 결과 안에 들었으며, 때로는 1위에도 올랐다.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퍼지기를 기다리는 방식에 검색 수요를 받아들이는 경로가 추가됐다.
유료 고객의 증가와 병행 운영
2023년 4월 발표한 실적에서는 누적 가입자 15만 명과 생성된 밈 1,000만 개를 공개했다. 같은 글에서 유료 고객 100명이라는 이정표에 도달했다고도 밝혔다. 가입자가 급증하는 동안 인공지능 사용료 청구액도 늘었다. 많은 사람이 시험해 보는 제품을 유지하려면, 생성 비용을 감당하면서 유료 이용을 늘려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 시기 팀은 마케팅 담당자가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방향을 구체화했다. 2023년 1월 공개한 비전에서는 마케팅 콘텐츠의 단조로움을 줄이고,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유머로 전달하도록 돕겠다고 설명했다. 블로그, 발표 자료, 소셜미디어 등 실제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템플릿 검색과 문구 작성, 이미지 편집에 드는 수고를 줄이려 했다. 웃긴 이미지를 한 번 만들어 보는 경험에서 업무에 계속 사용하는 도구로 용도를 넓혀가는 구상이었다.
이후 산지브는 인터뷰에서 월 반복 매출 약 5,000달러와 유료 고객 250명 이상을 공개했다. 당시 누적 가입자는 50만 명을 넘었다. 고객들은 별도의 영업 전화나 제품 시연 없이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 결제했다. 적은 인원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팀에 맞는 판매 방식이었다.
매출이 생긴 뒤에도 창업자들은 다른 일을 병행했다. 같은 인터뷰에서 산지브는 직원 없이 공동창업자 세 사람이 시간제로 제품을 운영하며, 자신도 컨설팅과 콘텐츠 제작을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고객 문의와 피드백에 대응하면서 제품을 조금씩 개선했고, 매출 목표에 특정한 기한을 정해두지도 않았다. 이들이 선택한 운영 방식은 다른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는 데 맞춰져 있었다.
매직 밈과 요금제
람스리는 이후 ‘매직 밈(Magic memes)’ 기능을 소개하며 생성 범위를 이미지 자체의 수정으로 넓혔다. 입력한 상황에 어울리는 템플릿을 찾고 문구를 배치하는 데 더해, 관련된 시각 요소를 추가하거나 템플릿을 바꿀 수 있게 한 것이다. 문장과 이미지가 더 잘 맞도록 제품이 처리하는 작업을 늘린 개선이었다. 초기의 이미지 설명 수정 기능에서 드러났던 문맥 문제를, 결과물의 시각적 구성까지 다루는 방향으로 확장했다고 볼 수 있다.
2026년 9월 기준 상품 구성에서는 무료 계정에 매달 10크레딧을 제공하고, 유료 요금제에서 워터마크 제거와 브랜드 설정, API 사용 권한 등을 제공한다. 개인용 요금제와 마케팅팀용 요금제는 생성 한도, 관리할 수 있는 브랜드 수, API 호출량 등으로 구분된다. 고객은 밈을 반복해서 만들거나 여러 브랜드의 콘텐츠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기능에 비용을 지불한다. 무료 체험으로 생성 결과를 확인한 뒤 자신의 작업량에 맞춰 구독하는 구조다.
Supermeme.ai의 개발 과정에서 눈여겨볼 점은 자동화할 작업을 단계별로 찾아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문구를 생성했고, 이어 감정으로 이미지를 찾게 했으며, 나중에는 사용자가 상황만 적어도 이미지 선택과 문구 배치를 처리하도록 바꿨다. 람스리와 동료들이 제품의 가치를 더한 지점은 사용자가 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직접 내려야 했던 결정을 줄이는 과정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