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험을 사업으로 연결한 벤 스토크스의 Mailoji
벤 스토크스가 Tiny Projects에 공개한 제품 제작과 운영의 기록. 이모지 이메일 주소의 초기 판매부터 연간 구독 갱신·장애 대응, 작은 제품의 매각과 PromptBase로 이어진 과정을 살펴본다.
벤 스토크스(Ben Stokes)는 작은 인터넷 제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Tiny Projects’에 공개해 온 개발자다. 대표작 Mailoji는 이메일 주소에 이모지를 넣어 판매하는 서비스로, 업무 효율보다 개성과 재미를 상품으로 삼았다. 그의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특이한 아이디어 하나가 아니라, 여러 제품을 출시하고 운영하거나 매각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사업을 찾아간 과정이다.
메모장에 쌓인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Tiny Projects는 2020년 5월 시작됐다. 당시 그는 아이스크림과 쿠키 반죽 사업 등을 경험한 풀스택 개발자였으며,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실행하지 못한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계속 쌓여 있었다.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계기로 아이디어를 작은 형태라도 만들어 보기로 했고, 블로그를 그 실험의 기록장으로 삼았다.
초기 제품인 One Item Store는 하나의 상품을 반복해서 판매할 수 있는 간단한 온라인 상점 제작 도구였다. 약 2주 만에 만들었고 판매액의 1%를 수수료로 받았지만, 직접 운영하며 올린 매출은 2파운드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 제작기를 읽은 사람이 인수를 제안하면서 2020년 말 5,300달러에 매각됐다. 제품 운영 매출은 미미했어도, 이미 구현된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는 구매자는 있었던 것이다.
다음 제품 Earlyname은 새로운 소셜 서비스에서 짧고 희귀한 사용자명을 먼저 확보하도록 돕는 서비스였다. 월 10달러짜리 사용자명 예약 대행을 붙여 약 6개월 동안 월매출 350달러까지 키웠지만, 매달 새로운 서비스를 조사하고 뉴스레터를 보내는 일이 부담스러워졌다. 작업량은 월 5시간 정도였으나 그는 계속 운영하고 싶지 않았고, 2021년 1만 500달러에 매각했다. 이 경험은 ‘돈을 버는 제품’과 ‘계속 운영하고 싶은 제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모지 도메인 300개에서 시작한 Mailoji
Mailoji의 출발점은 이모지 도메인을 이메일 주소로도 쓸 수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처음에는 우편함 모양의 📪.ws로 실험했고, 다른 이모지를 찾다가 카자흐스탄의 .kz 도메인에 도착했다. 당시 한 글자 이모지 도메인은 개당 약 8달러였으며, 먼저 150개에 1,200달러를 썼다. 이후 보유량을 300개로 늘렸고, 도메인 구입비는 약 2,400달러가 됐다.
Mailoji는 Gmail을 대체하는 새로운 메일함이 아니라, 이모지 주소로 받은 메일을 기존 이메일로 전달하는 서비스였다. 이용자는 ben@🚀.kz 같은 주소를 자신의 Gmail 등에 연결하고, 답장은 원래 사용하던 이메일 주소로 보냈다. 따라서 판매한 것은 완전한 이메일 시스템보다, 기존 메일함 앞에 붙이는 개성 있는 주소에 가까웠다. 공식 안내 역시 이모지 주소에서 직접 발송하는 기능과 수신 메일 전달 기능을 구분한다.
최초 버전은 HTML·CSS·자바스크립트와 Stripe 결제 API를 조합해 몇 주 만에 만들었다. 이메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초기 문제는 AWS를 이용한 중계 구조를 실험하면서 해결했다. 제품 범위는 새로운 메일함 전체가 아니라 주소 등록과 전달에 맞췄다.
관심을 매출로 바꾼 세 번의 공개
첫 고객은 틱톡에서 나왔다. 광고 계정 신청 과정에서 필요한 VAT 등록번호를 제출할 수 없어 유료 광고를 집행하지 못하자, 준비한 영상을 일반 게시물로 올렸다. 이 영상은 이틀 동안 20만 회 이상 재생됐고, 이메일 주소 약 60개가 팔렸다.
이어 프로덕트 헌트에서는 출시 당일 5위에 올랐고, 주소 150개 이상이 팔렸다. 그러나 2021년 3월 11일 작성한 초기 후기에서 공개한 연간 반복 매출(ARR)은 약 1,440달러였으며, 도메인 구입비도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태였다. 첫 반응은 있었지만 수익성이 검증된 단계는 아니었다.
큰 변화는 제작기를 해커 뉴스에 올린 뒤 발생했다. 그는 2021년 5월 글에서 Mailoji가 한 주말 동안 약 9,000달러의 판매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6월 14일 공개된 Indie Bites 인터뷰는 제목에 ‘주말 동안 1만 달러’를 내세웠지만, 본문 소개에서는 Mailoji가 매출 1만 달러를 막 넘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직접 작성한 기록의 ‘주말 판매액 약 9,000달러’와 인터뷰의 ‘초기 매출 1만 달러 돌파’를 구분해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이 1만 달러는 월간 반복 매출(MRR) 1만 달러가 아니다. Mailoji는 연간 구독료를 미리 받는 상품이었으므로, 초기 신규 구독 판매액과 매달 반복해서 들어오는 현금을 동일시하면 안 된다. 반대로 평생 이용권 같은 일회성 상품 판매로만 설명하는 것도 부정확하다. 그는 2022년 1월 글에서 첫 구독 갱신이 그해 2월 1일 도래한다고 밝혔는데, 초기 판매와 실제 재결제 사이에 약 1년의 간격이 있었던 셈이다.
반복 매출 지표를 별도로 공개한 기록도 있다. 2021년 9월 22일에는 Mailoji의 ARR이 약 1만 3,000달러였고, 선택 가능한 이모지 도메인은 약 700개로 늘어났다. 가장 인기 있는 🚀.kz 하나에서 발생하는 연간 구독 매출만 약 1,700달러였다고 밝혔다. 모든 도메인이 균등하게 팔린 것은 아니며, 특정 이모지가 매출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냈다.
기능 확장 과정에서는 외부 개발자의 도움도 받았다. 이메일 주소의 도메인뿐 아니라 @ 앞부분에도 이모지를 넣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Upwork에서 개발자를 고용해 맞춤형 이메일 서버를 만들었다. 개인이 주도한 제품인 것은 맞지만, 모든 기술을 끝까지 혼자 구현한 사례로 소개하면 실제 과정과 어긋난다.
출시 직후의 폭발적인 판매가 계속되지는 않았다. 2021년 11월에는 평소 하루 약 한 개의 연간 구독이 판매됐으며, 정상 가격은 연 10달러였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연 5달러로 할인했을 때 판매량은 하루 약 20개로 늘어났는데, 이후의 운영은 대규모 화제성보다 소량의 꾸준한 판매와 간헐적인 판촉에 가까웠다.
판매 이후에 드러난 운영의 무게
도메인을 많이 확보하는 전략에는 지속적인 비용이 따랐다. 그는 희귀한 이모지 도메인이 제품의 가치를 높이고 경쟁자의 진입을 어렵게 한다고 생각했지만, 매년 갱신료가 발생한다는 점도 경계했다. 실제로 다른 프로젝트의 매각대금과 Mailoji 구독 판매액을 도메인 구입에 재투자하고 있었으므로, 공개된 판매액을 그대로 개인의 순이익으로 볼 수는 없다.
2022년 1월에는 예상하지 못한 외부 위험이 현실이 됐다.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차단 사태 당시 그는 보유한 .kz 이모지 도메인 300개가 작동하지 않고, 현지 도메인 등록업체의 웹사이트에도 접속할 수 없었다고 기록했다. 이메일 서비스는 이후 복구됐지만, 재미있는 주소를 판매하는 사업도 도메인과 통신 인프라의 장애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첫 구독 갱신에서는 결제 실패도 발생했다. 그는 사전에 갱신 예정일, 카드 만료, 결제 실패를 알리는 이메일을 추가했지만, 2022년 2월 초기 틱톡 유입 고객들의 재결제에서 높은 카드 거절률을 겪었다. Stripe에 조사를 요청한 뒤에도 원인을 확정하지 못했고, 실패 사유를 자신에게 알려 주는 알림을 추가하며 대응했다. 구독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그 구독을 다음 해에도 유지하는 것은 별도의 운영 과제였다.
2022년 3월에는 전년 해커 뉴스 유입으로 생긴 약 800개 구독이 대규모 갱신 시점을 맞았다. 그는 일부 해지와 결제 실패가 있었지만 많은 고객이 남았으며, 당시 이탈률이 약 20%라고 보고했다. 이는 그가 해당 갱신 결과를 설명하며 제시한 수치이지, 월간 이탈률이 20%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초기의 신기함이 사라진 뒤에도 이용을 이어 가는 고객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후속 기록이다.
2022년 5월 18일 회고에서 그가 공개한 Mailoji의 누적 매출은 1만 8,500달러였다. 주말의 판매 급증으로 끝난 프로젝트가 아니라, 다음 해 갱신을 거치면서 매출이 누적되는 서비스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이 역시 창업자가 공개한 누적 매출이며, 순이익이나 매달 발생하는 매출을 뜻하지 않는다.
작은 실험이 다음 사업을 만드는 방식
Tiny Projects의 모든 실험이 돈을 벌었던 것은 아니다. 2022년 회고에 따르면 8비트 배틀로열 게임은 다운로드 183건에 매출이 없었고, 평범한 일상을 올리는 소셜 서비스 Snormal 역시 매출 없이 사실상 방치됐다. 성공한 Mailoji만 떼어 놓으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기록에는 반응이 없거나 중단한 제품도 함께 있다.
그 자신도 여러 제품을 만드는 방식의 한계를 인정했다. 2022년에는 세 개의 활성 프로젝트를 상당 부분 자동으로 운영하고 있었지만, 다섯 개 이상이 되면 시간 관리와 작업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독자가 늘수록 실제로 운영하고 싶은 제품보다 온라인에서 추천을 많이 받을 만한 제품을 만들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고 적었다. 공개 제작기는 고객을 데려오는 수단이었지만, 제품 선택을 인기 경쟁으로 바꿀 위험도 있었던 것이다.
한편 Mailoji 이후에는 손글씨를 웹사이트로 바꾸는 Paper Website를 만들었다. 종이에 쓴 글을 촬영하면 글자인식으로 텍스트를 추출하고, GPT-3로 인식 오류를 교정한 뒤 웹에 게시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자신의 일일 블로그에도 이 제품을 사용했으며, 기존 기술을 조합해 자신이 원하는 작은 사용 경험을 구현한다는 접근을 이어 갔다.
Paper Website를 만들며 겪은 문제는 다시 다음 제품으로 연결됐다. 글자인식 오류를 교정할 좋은 프롬프트를 구하지 못해 직접 만드는 데 시간을 쓴 경험에서, AI 프롬프트를 사고파는 PromptBase가 나왔고 2022년 6월 공개됐다. 2026년 Tiny Projects 홈페이지에는 이 여덟 번째 프로젝트가 성장해 자신의 본업이 됐다고 적혀 있다. 처음부터 큰 사업을 정해 놓은 것이 아니라, 앞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음 사업의 문제를 발견한 것이다.
벤 스토크스의 사례는 여러 제품을 출시하는 것 자체보다, 각 제품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남길지 결정하는 과정에 가깝다. 운영이 맞지 않는 제품은 매각하고, 비교적 적은 관리로 유지되는 제품은 남기며, 더 큰 기회가 나타난 제품에는 시간을 집중했다. Mailoji의 초기 1만 달러는 그 과정의 눈에 띄는 성과였지만, 더 오래 남은 자산은 실제 판매·갱신·장애 대응을 경험하고 이를 다음 제품에 연결하는 능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