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시간짜리 첫 제품을 80만 달러에 매각하기까지: Unicorn Platform
알렉산더 이소라가 창업자용 랜딩 페이지 도구를 만들고, 초기 이용권 판매로 개발비를 마련해 구독 사업으로 키운 과정을 따라간다.
2018년, 알렉산더 이소라(Alexander Isora)에게 남은 것은 약 2,000달러와 쉽게 과열되는 2012년형 맥북이었다. 앞선 사업에 2년을 쏟았지만 생활은 불안정했고, 다시 취직하면 매달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도메인 등록 사이트를 열어 Unicorn Platform이라는 이름을 구매했다. 이번에 만들 제품은 창업자가 간단하게 제품 소개 페이지를 만드는 도구였다.
이소라는 웹사이트 제작으로 돈을 벌어본 사람이었다. 프리랜서로 고객의 사이트를 만들었고, 이후에는 HTML과 워드프레스 테마를 판매하는 사업에도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디자인을 고르고, 내용을 바꾸고, 사이트를 완성하기까지 어디서 막히는지 반복해서 지켜봤다. Unicorn Platform의 구상에는 직접 웹사이트를 만들고 고객을 상대하며 쌓은 경험이 들어 있었다.
그가 선택한 고객은 SaaS, 모바일 앱,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데스크톱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는 창업자들이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품을 소개하고 사용자를 모을 웹페이지였다. 이소라는 이미 스타트업용 랜딩 페이지 템플릿을 판매하면서 수십 명의 창업자와 마케터를 상대했으므로, 어떤 결과물에 돈을 지불하는지 알고 있었다. 경쟁자가 많다는 이유로 물러서기보다 자신이 이해하는 고객의 작업을 더 쉽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제품의 중심에는 미리 디자인한 페이지 구성 요소가 있었다. 사용자가 제목 영역, 기능 소개, 이미지 같은 구역을 조합하면 전체 페이지가 만들어지는 방식이었다. 이소라는 초기 버전에 구성 요소 55개와 완성형 템플릿 15개를 준비했다. 모바일 앱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스마트폰 화면이 들어간 템플릿을, SaaS 창업자에게는 브라우저 화면을 보여주는 템플릿을 제시해 선택 시간을 줄였다.
첫 버전을 만드는 데 실제로 투입한 작업 시간은 160시간이었다. 초기 제품은 페이지를 조합해 HTML 파일로 내보냈으며, 온라인에서 내용을 편집하거나 사이트를 호스팅하는 기능은 아직 없었다. 그는 고객이 결과물을 얻는 데 필요한 기능부터 공개하고, 본격적인 웹사이트 제작 서비스는 후속 개발로 남겨두었다. 핵심인 페이지 구성과 디자인을 먼저 판매할 수 있도록 범위를 정한 것이다.
다음 개발을 이어갈 자금은 평생 이용권으로 마련했다. 이소라는 초기 구매자 50명에게 특별 이용 조건을 약속하고 약 1만 달러를 확보했다. 판매 수량은 생활비와 개발에 필요한 금액을 계산해 제한했다. 더 많은 이용권을 팔아 당장의 현금을 늘리기보다,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뒤 일반 고객에게 구독료를 받는 사업을 완성하려 했다.
이용권이 팔리는 과정에는 서로 다른 고객 접점이 작용했다. 먼저 지인과 기존 인맥에 제안을 보내 두 장을 판매했고, 프로덕트헌트 공개를 통해 23장을 더 팔았다. 나머지 25장은 평생 이용권 상품을 소개하는 페이스북 그룹에 제안을 올린 뒤 판매했다. 이전 작업물과 실제로 작동하는 초기 제품을 함께 보여준 덕분에 구매자들은 그가 약속한 서비스를 만들 능력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었다.
자금을 확보한 뒤에는 기술 역량을 넓혀야 했다. 당시 이소라는 복잡한 웹 애플리케이션과 백엔드 개발 경험이 부족해, 처음에는 개발자를 고용하는 방안도 생각했다. 그러나 채용과 관리에 익숙하지 않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이 직접 고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 필요한 기술을 배웠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기반 구조를 잡고 약 1년 동안 개발한 끝에 Unicorn Platform 2.0을 완성했다.
웹에서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하려면 편집 화면 뒤의 작업도 처리해야 했다. 사용자가 만든 사이트마다 주소를 부여하고, 개인 도메인을 연결하고, 보안 인증서를 발급하고 갱신해야 했다. 이소라는 서버와 프록시, 인증서 자동화 도구를 조합해 이 기능들을 구현했다. 고객이 구독료를 내고 맡기는 범위에는 페이지 편집과 함께 이런 운영 작업도 포함됐다.
2019년 11월에는 새 버전을 프로덕트헌트에 공개했다. 11월 5일부터 20일까지 집계한 결과 신규 사용자 329명이 늘었고, 새로운 결제는 31건 발생했다. 월 반복매출은 864달러에서 1,355달러로 증가했다. 이소라는 출시 이후의 방문자, 가입자, 결제 증가를 공개하며 제품이 실제 사업으로 자라는 과정을 보여줬다.
출시가 끝난 뒤에는 일을 벌일 시간보다 처리해야 할 일이 더 많았다. 이소라는 매일 평일 기준 한두 시간을 고객 지원에 쓰고, 나머지 시간을 기능 개발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전환율 분석과 마케팅까지 동시에 깊이 파고들 여력은 없었다. 그가 우선순위를 둔 것은 이미 제품을 쓰고 있는 사람이 겪는 불편을 해결하는 일이었다.
스트라이프 연동을 요청했던 사용자의 사례는 이 운영 방식을 잘 보여준다. 이소라는 요청을 받은 지 약 3개월 뒤 기능을 완성하자, 공식 발표에 앞서 그 사용자에게 직접 소식을 전했다. 사용자는 곧바로 유료 고객이 됐다. 요청을 기억하고 필요한 기능이 준비됐을 때 다시 연락하는 행동이 결제로 이어진 것이다.
2021년 후속 인터뷰에서 그는 월 반복매출이 약 2,500달러에서 7,200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 당시 성장을 이끈 주요 경로는 기존 사용자들의 추천이었다. 고객들은 트위터와 개인 블로그, 사적인 대화에서 Unicorn Platform을 소개했고, 그는 추천을 통해 매달 3,000회 이상의 방문과 약 300건의 가입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고객 지원과 제품 개선에 투입한 시간이 다음 고객을 데려오는 데 기여했다.
무료 이용자가 만든 웹사이트도 신규 고객을 데려왔다. 무료 사이트에는 Unicorn Platform으로 만들었다는 배지와 링크가 표시됐으며, 당시 신규 가입자의 약 3%가 이 배지를 클릭해 들어왔다. 주요 기능을 제공하면서 배지는 유지하도록 하는 저가 요금제도 운영했다. 이용자는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서비스는 실제 고객의 웹사이트를 통해 계속 노출됐다.
검색 유입을 늘릴 때에도 고객이 당장 만드는 페이지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NFT 프로젝트가 늘어나자 관련 템플릿과 제작 안내 페이지를 준비했고, 당시에는 신규 사용자 일곱 명 중 한 명이 이 페이지들을 통해 들어왔다. 2022년 공개한 운영 기록에서 검색엔진은 전체 방문의 31.1%를 차지했다. 그는 새 수요에 맞는 템플릿과 설명을 빠르게 추가하며 제품으로 들어오는 경로를 넓혔다.
고객이 늘면서 악용 문제도 커졌다. 공격자들은 무료 계정을 만들어 피싱 사이트를 게시했고, 이소라는 처음에 사이트를 직접 확인해 삭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가 잠든 동안 악성 페이지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구글의 도메인 차단이 발생했고, 무료 사이트들이 몇 시간 동안 중단됐다. 이후에는 여러 단계의 자동 방어 체계를 구축해 피싱 페이지를 수분 안에 차단하도록 바꿨다.
2022년 1월 공개한 운영 기록에는 사업의 수익 구조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월 반복매출은 1만 2,802달러였으며, 팀 급여와 이미지 호스팅, 서버, 기타 서비스, 세금과 수수료를 합친 월 비용은 약 3,500달러였다. 이소라는 자신의 월 소득을 약 9,000달러로 설명했다. 개인 생활비는 월 1,500~2,000달러로 유지하고, 남는 돈은 실험과 예기치 않은 지출, 향후 채용을 위해 보관했다.
사업이 생활비를 충분히 벌어주게 된 뒤에도 운영 부담은 남았다. 봇과 공격자를 막고, 서버와 인증서를 살피고, 팀을 관리하고, 문의에 답하고, 버그를 고치는 일이 반복됐다. 이소라는 업무를 위임하기 위해 공동창업자를 찾거나 팀을 확대하려 했지만, 적합한 사람을 찾고 업무 체계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4년 동안 이어진 부담 끝에 그는 매각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구매자를 고를 때 중요하게 본 조건은 제품이 계속 발전할 수 있느냐였다. 이소라는 들어오는 인수 제안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Mars를 이끌던 존 러시를 만났다. 두 사람은 개발 도구를 쉽게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이 제품을 만들게 하자는 방향에 공감했다. 이소라는 직접 러시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 뒤 함께 일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9월, 이소라는 Unicorn Platform의 매각을 발표했다. 공개한 거래 규모는 총 80만 달러였으며, 현금 40만 달러와 Mars 지분 40만 달러로 구성됐다. 초기 고객의 선결제로 개발비를 마련했던 서비스가 구독 매출을 쌓은 뒤 매각 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인수 안내에서는 기존 웹사이트 운영과 고객 지원을 유지하고, 초기 평생 이용권의 조건도 보장한다고 밝혔다. MarsX의 기술 인력 세 명이 개발팀에 합류해 기능 개발과 서버 안정성 개선을 지원했다. 이소라는 인수 후에도 최고경영자로 남아 제품 방향과 고객 의견에 따른 기능 선택을 맡았다.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비중을 줄이고 제품을 발전시키는 판단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구조로 역할을 바꿨다.
이소라의 사업에서 주목할 선택은 처음부터 고객이 완성해야 할 작업을 구체적으로 정했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용 페이지를 만드는 경험을 구성 요소와 템플릿으로 제품화했고, 온라인 편집과 호스팅을 더해 구독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고객의 요청을 해결하고 완성된 웹사이트가 다음 고객을 데려오게 하면서 작은 사업을 키웠다. 이 사례의 교훈은 작은 SaaS를 만드는 능력과 그 사업을 오래 운영할 체력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