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 목록으로

DevUtils에서 TypingMind까지, 제품마다 다른 길을 택한 토니 딘

Developer Tools, Productivity, SaaS, Desktop App, Browser Extension, Web, B2B, Subscription, One-time Purchase, Solo Building, Bootstrapping, Growth, Exit

토니 딘이 DevUtils·BlackMagic·Xnapper·TypingMind를 만들고 판매·매각·집중의 결정을 달리한 과정.

작은 맥 앱에서 첫 매출을 만들다

2020년, 싱가포르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토니 딘(Tony Dinh)은 맥용 로그 뷰어를 만들다 여섯 달 만에 중단했다. 보기 좋은 화면과 많은 기능, 정교한 구조를 갖추려다 프로젝트가 끝없이 늘어졌기 때문이다. 다음 시도인 DevUtils에서는 첫 버전을 약 2주 만에 완성했다. 앞선 실패에서 익힌 맥 앱 개발 경험을 활용하되, 처음 내놓을 제품의 범위를 줄였다.

DevUtils는 개발자가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 변환·검사 도구를 하나로 모은 맥용 앱이었다. JSON을 보기 좋게 정리하거나 인코딩된 문자열을 해석할 때마다 웹사이트를 찾아다니는 수고를 줄였고, 데이터를 외부 사이트에 붙여 넣지 않아도 됐다. 클립보드에 복사한 내용을 단축키로 불러와 바로 처리하는 사용 방식도 갖췄다. 딘이 판매한 가치는 반복 작업을 짧게 끝내는 편의성과 로컬 처리에 있었다.

친구와 동료에게 무료로 배포한 뒤 좋은 반응을 확인하자, 그는 9달러짜리 일회성 구매를 붙였다. 2020년 9월에는 해커 뉴스에 제품을 공개해 첫 판매를 경험했다. 당시에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 사용자가 직접 빌드할 필요 없이 설치할 수 있는 앱을 유료로 제공했다.

문제는 출시 직후의 관심이 오래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해커 뉴스와 프로덕트 헌트에서 방문자가 몰려온 뒤 판매가 뜸해지자, 딘은 새 고객을 계속 만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트위터에서 제품 홍보만 반복하던 방식을 바꾸고, 직접 만든 작은 실험과 개발 과정, 다른 개발자와 나누는 대화를 공개했다.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소식을 전할 수 있는 독자층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BlackMagic의 성장과 독립

트위터를 꾸준히 사용하던 경험은 두 번째 제품으로 이어졌다. 2021년 5월 무렵, 팔로어 1,000명 달성을 앞둔 딘은 프로필 사진 둘레에 목표 달성률을 표시하는 코드를 만들었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자 이를 웹서비스로 바꾸고, 색상 등을 꾸밀 수 있는 유료 기능에 월 4달러를 받았다. 이것이 BlackMagic의 출발이었다.

2021년 8월 BlackMagic의 월 반복 매출은 318달러였다. 딘은 그 무렵 7년간의 개발자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독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판매 중인 제품들과 2년 넘게 생활할 수 있는 저축을 갖춘 상태였으며, 당분간 DevUtils와 BlackMagic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초기 매출이 작아도 제품을 개선하고 다른 시도를 할 시간을 확보해 둔 셈이다.

BlackMagic의 성장 전환점은 트위터 화면에 붙이는 브라우저 확장 기능, Magic Sidebar였다. 특정 이용자와 과거에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확인하고, 게시물 반응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며, 계정에 메모를 남길 수 있게 했다. 딘은 자신이 트위터를 운영하면서 필요했던 기능들을 기존 화면 옆에 모았다. 프로필을 꾸미러 들어온 이용자에게 계정 운영을 돕는 새 용도를 제시했다.

개발과 판매는 같은 사람들을 상대로 이루어졌다. 딘은 아침에 기능을 만들고, 오후에 배포와 시연 영상을 공개한 뒤, 밤에는 시험 사용자들과 대화하며 오류를 고쳤다. 약 60일 동안 초대 방식의 시험 운영에 920명이 참여했고, 2021년 12월 공개한 실적은 유료 이용자 248명과 월 반복 매출 2,164달러였다. 기능을 개선할수록 소개할 내용이 생겼고, 그 소개를 본 사람들이 다시 제품 개선에 참여했다.

새 제품을 시험하던 중 찾아온 위기

수입이 늘자 그는 기존 제품을 운영하면서 새 아이디어도 시험했다. 2022년 6월에는 화면 캡처를 보기 좋게 정돈하는 맥 앱 Xnapper의 시험판을 내놓았다. 트위터에 올린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반복해서 질문받은 경험이 출발점이었고, 사전 판매로 7,802달러어치의 라이선스를 팔았다. 기존 활동에서 발견한 수요에 이미 보유한 맥 앱 개발 경험을 적용한 사례였다.

하지만 팔로어가 있다고 모든 신제품이 팔리지는 않았다. TypingMind 이전에 만든 인공지능 제품 EmojiAI와 AskCommand는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팔로어가 약 5만 명이었고 AskCommand 홍보 게시물에는 약 5,000개의 좋아요가 달렸지만, 두 시도에서 얻은 매출은 합쳐 약 100달러였다고 딘은 밝혔다. 관심을 받는 능력과 구매할 이유를 만드는 능력 사이에는 여전히 간격이 있었다.

2023년 초, 트위터는 외부 앱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API를 유료화하기 시작했다. 딘은 BlackMagic에 필요한 기업용 API 요금이 월 4만 2,000달러부터라는 정보를 전달받았다. 당시 BlackMagic의 월 반복 매출은 약 1만 4,000달러였다. 고객이 계속 구독하더라도 새로운 API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다른 기회가 열렸다. 2023년 3월 1일 OpenAI가 ChatGPT API를 공개하자, 딘은 자신이 불편해하던 대화 화면을 직접 개선하기로 했다. 다음 날 TypingMind 도메인을 등록하고, 주말 동안 첫 버전을 마무리해 3월 6일 트위터에 공개했다. 과거 대화를 찾기 어렵고 로그인을 자주 다시 해야 했던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TypingMind의 초기 판매와 사업 재편

TypingMind의 초기 개인용 제품은 이용자가 자기 API 키를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딘은 편리한 대화 화면을 제공하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판매했으며, 모델 사용료는 이용자가 자신의 API 계정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로컬 브라우저나 자체 호스팅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도 제공했다. 소프트웨어 판매 대금과 사용량에 따라 늘어나는 모델 이용료를 분리한 설계였다.

이번에는 구매 반응이 달랐다. 딘은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트위터에 공개했고, 프로덕트 헌트 출시를 거쳐 첫 7일 동안 약 2만 2,000달러의 라이선스 매출을 올렸다고 보고했다. 이미 만들어 둔 독자층이 초기 판매에 기여했지만, 앞선 두 인공지능 제품의 실패와 비교하면 팔로어 수만으로 결과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자주 쓰는 서비스의 구체적인 불편을 해결한 제품에 실제 구매가 모였다.

BlackMagic은 결국 Hypefury에 총 12만 8,000달러에 매각됐다. 딘은 불과 몇 달 전 50만 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했지만, API 접근이 끊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협상할 시간과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Hypefury가 기업용 API 계약을 감당하는 구조에 제품을 편입하면서 서비스를 이어갈 길을 찾았다.

이때 딘은 BlackMagic을 잃더라도 다른 제품의 수입으로 버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그는 매각 절차 대신 서비스를 종료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기존 고객이 계속 쓸 수 있는 쪽을 선택했다. 여러 제품에서 수입이 생긴 덕분에 하나의 사업이 흔들릴 때도 선택할 여지가 남아 있었다.

TypingMind가 커지자 운영 방식도 달라졌다. 2023년 6월에는 월매출 약 3만 달러를 올렸으며, 고객 지원·마케팅·콘텐츠 등을 맡는 정규직 한 명과 시간제로 일하는 개발자 두 명이 함께했다. 개발자들도 고객 문의를 직접 보고 오류를 해결했고, 업무는 주로 비동기 메시지로 조율했다. 제품이 커지는 만큼 창업자의 반복 업무도 늘어나는 문제를 작은 팀으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결제와 라이선스 관리에는 외부 서비스를 활용했다. TypingMind는 Lemon Squeezy를 통해 결제, 판매세 처리, 라이선스 키 관리와 제휴 판매 기능을 이용했다. 제품마다 필요한 운영 기능을 전부 직접 구현하면 여러 사업을 유지하는 부담도 함께 커진다. 딘의 팀은 이런 공통 업무에 기존 서비스를 사용하고 제품 개발에 시간을 배분했다.

제품마다 다른 선택

2024년 3월에는 Xnapper를 15만 달러에 매각했다. 당시 Xnapper는 월 약 4,000달러의 매출을 내고 있었지만, 딘은 월 4만 달러 이상을 벌던 TypingMind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다. 그는 Xnapper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구매자를 찾아 제품을 넘기면서 운영해야 할 제품 수를 줄였다.

Xnapper 거래에는 창업자 개인의 독자층이 가진 한계도 반영됐다. 대금은 10만 달러를 먼저 받고, 나머지 5만 달러는 이후 매출을 나누는 방식으로 받도록 정했다. 딘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이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인수자가 다른 마케팅 경로를 마련할 시간을 주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계정에서 발생하던 관심을 제품과 함께 그대로 이전할 수는 없었다.

DevUtils는 계속 보유했다. 필요한 기능이 상당 부분 갖춰졌고 유지에 드는 노력이 적어, TypingMind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TypingMind에서는 고객 요구와 새로운 기능의 여지가 계속 늘어났다. 딘은 제품마다 성장 가능성과 필요한 시간을 따져 유지, 매각, 집중의 선택을 달리했다.

집중의 성과는 개인용 앱을 기업용 제품으로 확장하면서 커졌다. 2024년 11월 딘은 TypingMind가 직전 12개월 동안 매출 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업이 사내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성하는 데 쓰는 팀용 제품에서는 사용자 3,000명 규모 계약과 여러 1,000명 규모 계약도 체결했다. 개인용 라이선스로 제품을 접한 사람 가운데 일부가 기업용 구독으로 이어지는 경로도 만들어졌다.

2025년 10월 공개한 TypingMind의 월매출은 약 13만~16만 달러였고, 기업용 팀 제품의 반복 매출이 전체 월매출의 절반을 넘었다. 일회성 구매와 구독이 같은 제품 안에서 서로 다른 고객을 맡게 된 것이다. 여러 제품을 만들며 수입원을 늘렸던 딘은, 발견한 유망 제품 안에서도 수익 구조를 확장했다.

2026년 6월에도 딘은 작은 모바일 앱을 새로 출시하면서 TypingMind를 주력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로 모바일 앱을 만드는 실험은 TypingMind에도 더 많은 도구와 실행 환경을 제공하려는 구상으로 이어졌다. 다음 제품을 탐색하는 일이 주력 제품을 개선하는 경험으로 돌아오면서, 여러 제품을 만드는 활동과 한 사업에 집중하는 활동이 함께 이어졌다.

enzhesfrhi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