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스튜디오에서 시작한 타이머가 사업이 되기까지: Stagetimer
루카스와 리즈 헤르만이 원격 타이머를 행사 현장의 제품으로 키우고, 사용 주기에 맞춘 이용권으로 사업을 확장한 과정.
2020년 11월, 루카스 헤르만(Lukas Hermann)은 친구의 영상 제작 스튜디오에서 이상한 장면을 보았다. 친구는 발표자 앞에 놓인 오래된 노트북에서 타이머를 시작한 뒤, 녹화를 진행하려고 다시 조정석으로 뛰어 돌아왔다. 루카스는 다른 기기에서 타이머를 조작하면 이 왕복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다. 쓸 만한 웹 기반 도구를 찾아보았지만 원하는 제품을 발견하지 못했고,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2년 동안 떠오르는 사업 아이디어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중 타이머는 주말에 구현해볼 만큼 범위가 작았고, 자신이 익숙하게 다루는 웹 기술로 만들 수 있었다. 첫 버전에서는 한 기기의 시작 버튼을 누르면 공유 링크로 연결된 다른 기기에 남은 시간이 표시되었다. 회원가입과 결제 시스템을 제외하고 이 동작에 집중한 시제품은 사흘 정도면 만들 수 있었다.
2020년 11월 19일, 루카스는 레딧에 제품을 올리고 의견을 구했다. 그가 찾아간 곳은 상업용 음향·영상 시스템을 다루는 사람들이 모인 r/CommercialAV였다. 현장 종사자들은 사용해본 반응과 개선 의견을 남겼고, 유료 기능으로 추가해도 좋겠다는 제안까지 보탰다. 루카스는 이 의견을 받아 기능을 확장했으며, 초기 사용자들은 제품을 고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사용자와 대화하면서 고객의 윤곽도 구체화되었다. 영상 제작사와 행사 운영업체 중에는 발표 시간을 관리할 도구가 필요하면서도 여러 기능을 묶어 파는 고가의 소프트웨어까지 구매하기는 부담스러운 곳들이 있었다. Stagetimer는 이런 소규모·중규모 사업자에게 원격 시간 관리 기능을 따로 제공했다. 스튜디오에서 출발한 제품은 대학과 방송국 등으로 사용처가 넓어졌다.
2021년 6월 13일, 루카스는 유료 요금제를 출시했다. 그날 저녁 첫 구독자가 생겼고, 월말에는 유료 고객이 여섯 명으로 늘었다. 당시 월 반복매출은 52유로였다. 그는 여전히 스타트업 Laserhub에 다니면서 Stagetimer를 부업으로 개발했지만, 이제는 실제로 돈을 내는 고객의 요구에 응답해야 했다.
그다음 과제는 고객을 더 데려오는 일이었다. 2021년 7월, 그는 신규 고객에게 짧은 환영 이메일을 보내 제품을 어떻게 발견했고 어디에 사용하는지 물었다. 돌아온 답변에는 지인의 추천과 구글 검색이 등장했으며, 한 고객은 라즈베리파이의 작은 터치스크린에 타이머를 띄워 사용하고 있었다. 루카스는 이 답변을 바탕으로 검색 노출과 제품 설명을 개선하기로 했다.
마케팅을 배우겠다는 계획은 곧 익숙한 개발 작업으로 흘러갔다. 8월에는 스튜디오용 소개 페이지를 만들다가 기존 사이트의 렌더링과 메타데이터 문제를 발견했고, 정적 페이지를 생성하는 Astro로 콘텐츠 영역을 옮겼다. 당시 초기 단계였던 도구의 문제까지 해결하느라 상당한 시간을 코드에 썼다. 그는 월간 회고에서 마케팅에 쓰기로 한 달을 결국 개발로 채웠다고 적었다.
2021년 9월에는 아내 리즈 헤르만(Liz Hermann)이 공동창업자로 합류했다. 리즈는 자신의 기존 사업 활동을 줄이고 Stagetimer의 마케팅, 영업, 고객 응대를 맡았다. 루카스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리즈가 고객과 사업 운영을 담당하는 분업이 시작되었다. 당시 월 반복매출은 249유로로, 부부가 역할을 나눈 시점에도 사업은 아직 작았다.
같은 시기, 구독을 취소하는 고객들이 중요한 문제를 알려주었다. 후속 이메일에 답한 사람들 상당수는 제품에 만족했지만 행사 한 번에만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행사가 끝나면 타이머를 사용할 일도 당분간 사라졌다. 이들의 사용 주기를 이해하면서, 부부는 한시적으로 이용할 고객에게 맞는 결제 방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상품이 자동 갱신 없이 30일 동안 사용하는 행사 이용권이었다. 고객은 이용료를 해당 행사의 비용으로 청구하기 쉬웠고, 나중에 구독을 취소해야 한다는 부담도 덜었다. 루카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 이용권은 당시 월 구독료의 거의 두 배였는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2025년 인터뷰에서 행사 이용권 도입 전후로 월간 구독 해지율이 12%에서 약 3%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사용 빈도에 따른 결제 방식과 별개로, 필요한 기능에 따라 무료판과 유료판도 구분했다. 무료 사용자는 제한된 수의 타이머와 연결 기기로 기본적인 시간 관리를 해볼 수 있다. 유료 등급에서는 연결 규모를 늘리고, 외부 도구와의 연동이나 데이터 가져오기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상위 등급에서는 화면과 로고도 꾸밀 수 있다. 이 구조에서는 작은 행사로 제품을 익힌 고객이 더 복잡한 운영을 맡을 때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생긴다.
검색 유입을 늘리는 작업에는 초기 매출을 재투자했다. 부부는 전문가에게 검색어 조사와 글 세 편의 작성을 맡겼고, 그중 두 편은 2023년 회고 당시에도 주요 유입 페이지로 남아 있었다. 검색 도구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표현을 확인해 소개 문구도 수정했다. 스튜디오를 겨냥해 별도로 만든 페이지는 기대만큼 방문자를 데려오지 못했으므로, 페이지를 추가한 뒤의 성과까지 살펴야 했다.
사용 설명서도 고객을 데려왔다. 루카스가 2023년 공개한 자료에서는 방문 성과가 좋은 상위 열 개 페이지 중 세 개가 별도의 검색 최적화 작업을 하지 않은 제품 문서였다. 사용자가 기능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작성한 자료가 검색 결과에서도 발견된 것이다. 이런 작업을 이어가면서 구글을 통한 월간 방문은 약 1년 반 만에 3,500회까지 늘었다.
제품이 실제로 쓰이는 현장에서도 이름이 퍼졌다. 무료판의 타이머 화면에는 Stagetimer의 로고가 표시되었고, 사용자들은 타이머 링크를 동료와 공유했다. 영상 제작자 중에는 부부가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사용법을 설명하는 영상을 제작한 사람들이 있었다. 루카스는 이런 업계의 추천과 소개가 초기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전업으로 전환할 기회는 직장에서 맡던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찾아왔다. 회사가 다른 일자리를 찾을 시간을 제공했을 때, 리즈는 Stagetimer에 전념해보자고 권했다. 루카스는 2023년 회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약 1년 반 무렵 전업을 선택했으며, 당시 월매출은 약 3,000유로였다고 적었다. 이후 부부는 아시아를 여행하며 일을 이어갔고, 여섯 달 뒤 돌아왔을 때는 독일에서의 생활비를 사업 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
2023년 9월에는 월 반복매출 1만 유로에 도달했다. 그가 공개한 성장 기록에서 유료 매출이 월 1,000유로에 도달하기까지는 열 달이 걸렸고, 이후 5,000유로까지 여덟 달, 다시 1만 유로까지 열 달이 걸렸다. 같은 해 공개한 기술 인프라 비용은 월 약 150유로였다. 부부는 외부 투자 없이 제품을 운영하면서 고객이 내는 돈으로 사업을 키웠다.
2024년 8월 인터뷰에서는 월 반복매출이 약 1만 5,000달러로 보고되었다. 행사 이용권 같은 일회성 결제까지 포함한 월매출은 약 2만 달러였다. 구독과 행사별 구매를 함께 제공한 결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고객과 가끔 필요한 고객 양쪽에서 매출이 발생했다.
기업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도 작은 조직에 맞게 유지했다. 루카스에 따르면 큰 고객 중에서도 영업 상담 없이 웹사이트에서 직접 결제하는 곳들이 있었다. 고객지원은 이메일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고객들은 대체로 영업일 기준 하루 안에 답변을 받으면 만족했다. 문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후속 질문에도 답해주는 고객들의 협조는 제품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제품이 성장하면서 개발 과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여러 서버를 거쳐도 빠르게 반응해야 했고,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와도 연결해야 했다. Stagetimer에는 발표자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예정된 시각에 타이머를 시작하고, 여러 타이머를 연속 실행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외부 프로그램에서 타이머를 조작하는 API와 행사 장비 제어 도구인 Companion 연동도 갖추었다.
인터넷 없이 사용해야 하는 현장을 위해 데스크톱 앱도 제공했다. 이 앱은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서버를 실행하고, 같은 내부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들이 브라우저로 타이머를 열도록 구성되어 있다. 외부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행사장 안에서 화면을 공유하고 조작할 수 있는 방식이다. 웹에서 시작한 제품이 현장의 연결 환경에 맞춰 설치형 소프트웨어로 확장된 것이다.
영상 제작 업계에서 쌓은 관계는 두 번째 사업으로 이어졌다. 루카스는 제품을 알리려고 참여한 디스코드 커뮤니티의 운영자들과 친분을 쌓았고, 2023년부터 행사 준비 단계에 필요한 Rundown Studio를 함께 만들었다. 이 제품은 행사 진행 순서를 계획하는 작업을 겨냥했다. 2024년 8월 인터뷰 당시 월 반복매출은 약 4,000달러였으며, 개발자를 채용해 수입을 다시 제품에 투자하고 있었다.
루카스는 Stagetimer를 몇 년 개발한 뒤 다음 아이디어로 넘어갈 생각이었지만, 사업이 성장하면서 계획을 바꾸었다. 2025년 공개한 인터뷰에서는 50만 달러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제품을 더 키울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고, 장차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한 사업을 시작할 때 Stagetimer의 수입을 활용할 생각이었다. 친구의 스튜디오에서 발견한 왕복 몇 걸음이 부부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업으로 자랐고, 이제는 다음 사업의 밑천까지 마련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