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기능 요청을 사업으로 만든 마이크 슬라츠
마이크 슬라츠가 기존 사업에서 겪은 피드백 관리 문제를 Upvoty로 해결한 과정. 초기 유료 수요를 확인하고, 고객의 게시판을 새로운 고객 유입 경로로 만들며 외부 인력과 함께 반복매출을 키웠다.
고객의 기능 요청을 사업으로 만든 창업자
마이크 슬라츠(Mike Slaats)는 고객 피드백과 기능 요청을 수집하고, 제품의 개발 방향을 정리하는 SaaS인 Upvoty의 창업자다. 온라인에서는 Mike Strives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과거 인터뷰와 현재 활동명은 같은 사람을 가리킨다. 그의 사업은 자신이 운영하던 서비스에서 겪은 불편을 출발점으로 삼았고, 고객사가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다음 고객을 만나는 구조로 성장했다.
기존 사업에서 발견한 다음 사업
창업 경험은 Upvoty보다 훨씬 앞서 시작됐다. 2005년에는 부모님 집 차고에서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제작하고 온라인으로 판매했으며,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엔진 최적화인 SEO를 공부했다. 이후 다른 사업자들의 온라인 고객 확보를 도와주는 프리랜서로 일하다 대행사를 만들었고, 그 사업을 2년 안에 연매출 10만 달러 이상으로 키웠다고 회고했다.
다음으로 운영한 Vindy는 주택 개량·보수 서비스를 찾는 고객과 시공업체를 연결하는 네덜란드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였다. 사업은 한때 연매출 약 100만 달러 규모에 도달했지만, 슬라츠는 자신이 상대하는 시장과 고객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약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제품과 팀에 대한 만족은 있었으나, 앞으로도 그 고객군을 위해 계속 일할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2018년 무렵에는 Vindy의 이용자가 늘면서 피드백도 함께 증가했다. 처음에는 스프레드시트에 의견을 기록했지만, 요청이 쌓이자 이를 정리하고 실제 개발에 반영하는 작업이 부담스러워졌다. 기존 피드백 도구들을 살펴본 슬라츠는 가격과 사용 방식 모두 자신의 서비스에 적합한 제품을 찾기 어려웠고, 직접 새로운 도구를 만들기로 했다.
새 제품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기존 사업의 현금흐름을 활용했다. 2021년 10월 인터뷰에서 그는 업무를 위임하고 팀을 축소한 Vindy가 연간 약 50만 달러의 매출을 내고 있으며, 그 사업이 생활비와 Upvoty 개발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Upvoty가 아직 월 수백 달러를 벌던 시기에도 제품을 개선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개발에 앞서 확인한 수요
첫 단계에서 만든 것은 설명 영상과 신청 양식이 있는 간단한 소개 페이지였다. 어떤 제품을 준비하는지 알리고 관심 있는 사람의 이메일을 받았으며, 약 2개월 동안 300명 이상이 신청했다. 이 명단은 초기 베타테스터를 모집하고 실제 사용 요구를 알아보는 출발점이 됐다.
개발에는 약 3개월이 걸렸고, 2018년 8월 첫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처음부터 기능을 넓히기보다는 고객 피드백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기본 사용 흐름을 구현했다. 베타 기간의 반응을 반영한 뒤 2019년 2월 정식 출시했다.
가격을 받는 시점도 초기에 잡았다. 슬라츠는 공개 출시 전에 일부 베타 고객이 유료 요금제를 선택하면서 월 반복매출 약 200~300달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무료 신청 이후 실제 결제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면서, 고객이 이 문제의 해결에 어느 정도 가치를 두는지 판단했다.
고객 범위는 점차 좁혀 갔다. 피드백 수집이라는 기능은 다양한 회사에 적용할 수 있었지만, 초기에는 SaaS 창업자와 제품 담당자의 필요에 집중했다. 슬라츠는 대상 고객을 구체화한 뒤 소개 페이지의 문구와 블로그 글을 작성하기 쉬워졌고, 해당 고객군 안에서 성장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제품의 기본 구조는 피드백 게시판, 투표, 개발 로드맵, 변경 사항 공지로 이어진다. 사용자가 기능을 요청하면 다른 사용자들이 투표와 댓글로 의견을 보태고, 운영자는 요청의 상태를 변경하며 개발 계획을 공유한다. 기능을 출시한 뒤에는 변경 기록과 알림을 통해 관련 사용자에게 결과를 전달한다. 요청을 받은 순간부터 처리 결과를 알리는 순간까지 한곳에서 관리하도록 구성한 것이다.
고객사의 기존 서비스 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 기능도 제공한다. 자체 도메인과 디자인 설정을 적용하고, 기존 사용자 계정으로 로그인하게 하거나 Intercom 안에서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다. 고객사는 별도의 피드백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사용자 의견을 받는 접점을 마련할 수 있다.
고객의 고객에게 발견되는 제품
초기 유료 고객을 만난 곳은 Indie Hackers, Product Hunt, Makerlog, BetaList 같은 제품·창업 커뮤니티였다. 이후에는 블로그, 전자책, 인터뷰를 함께 활용했다. 2020년 2월 공개된 인터뷰에서는 Upvoty의 성장 과정을 담은 전자책이 1,000회 이상 내려받아졌다고 밝혔는데, 제품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 자체가 잠재 고객에게 전달할 콘텐츠가 됐다.
콘텐츠의 소재는 고객지원 과정에서도 얻었다. 슬라츠는 신규 가입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무엇을 기대하고 가입했는지 물었고, 고객이 남기는 질문과 의견을 기록해 글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표현과 고민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작성하면서, 비슷한 문제를 가진 다른 고객을 검색을 통해 만나는 방식이었다.
가장 효과가 좋았다고 반복해서 언급한 경로는 피드백 화면의 ‘Powered by Upvoty’ 링크였다. 고객사가 사용자들에게 피드백 게시판을 공유하면 Upvoty도 함께 노출됐고, 그중 자신의 제품을 운영하는 사람이 도구를 발견해 체험판에 가입했다. SaaS 회사의 사용자 가운데 다른 SaaS 운영자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 이 경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유료 마케팅도 일부 병행했다. 2021년 11월 AMA에서 고객 확보 경로의 비중을 묻는 질문에 콘텐츠 마케팅이 약 40%, 검색광고가 약 10%라고 답했으며, 경쟁 제품 관련 검색어를 겨냥하고 팟캐스트 후원도 시험한다고 밝혔다. 콘텐츠와 제품 내부 추천을 중심에 두고 유료 채널을 보조적으로 활용한 구성이었다.
개인 채널에서는 유튜브와 SaaS Pirates 같은 활동을 통해 창업 과정을 공개했다. 2021년 인터뷰 당시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약 1만 명 규모였고, 그는 제품을 운영하며 배운 내용을 공유하는 데 장기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훗날 다른 SaaS를 시작하더라도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반복매출의 성장과 위임형 운영
공개된 매출 기록을 시간순으로 보면 사업의 성장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2020년 2월에 공개된 인터뷰에서는 월 반복매출, 즉 MRR이 1,500달러 이상이라고 밝혔고, 2021년 10월 13일 Indie Bites 인터뷰에서는 1만 5,000달러 이상 규모로 소개됐다. 같은 해 11월 30일에는 직접 작성한 Indie Hackers AMA에서 MRR 2만 달러를 넘었다고 공개했다.
이 매출을 만드는 과정에는 개발자와 마케터의 노동이 함께 들어갔다. 슬라츠는 자신을 개발자가 아니라고 설명했으며, 프리랜서 개발자들에게 제품 구현을 맡겼다. 2021년 11월에는 8명 규모의 원격 팀과 일하고 있다고 밝혔으므로, 공동창업자가 없는 단독 창업이면서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업으로 이해해야 한다.
개발과 마케팅을 위임하면서 여러 활동을 병행할 시간을 확보했고, 자신의 업무는 우선순위를 나눠 관리했다. 2022년 인터뷰에서 소개한 ‘Now, Next, Not Yet’ 방식은 오늘 반드시 끝낼 일, 그다음 할 일, 여유가 있을 때 진행할 일을 구분하는 방법이었다. 해야 할 일을 작업 관리 도구에 모아두고 매일 순서를 정하는 것이 그의 기본적인 운영 습관이었다.
성장은 2021년 이후에도 이어졌다. 2024년 1월 24일 공개된 Indie Hackers 인터뷰에서 슬라츠는 Upvoty의 MRR이 5만 달러를 넘었으며 수익성도 높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회사의 반복매출이며, 개발·마케팅·고객지원 비용 등을 차감한 구체적인 순이익이나 창업자 개인 소득은 해당 인터뷰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수익모델은 기능과 사용 범위에 따라 구분한 구독형 요금제다. 2026년 9월 30일 확인한 공식 가격표의 월 결제 기준 가격은 Power 15달러, Super 25달러, Hyper 49달러이며, 14일 무료 체험을 제공한다. 여러 프로젝트 관리와 연동 기능 등 필요 범위가 커질수록 상위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구성돼 있다.
슬라츠는 사업을 크게 만드는 속도와 조직을 크게 만드는 속도를 구분해 생각했다. 2024년 인터뷰에서는 이전 사업을 확장하며 관리자의 역할이 커졌던 경험을 언급하고, Upvoty는 의도적으로 작고 가볍게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시에 새 기능은 비교적 이르게 출시해 반응을 살피고, 효과가 확인되는 방향으로 빠르게 수정하는 방식을 강조했다.
Upvoty 사례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화면이 제품을 알리는 경로로도 작동했다는 것이다. 고객사가 피드백을 많이 받을수록 도구의 효용이 커지고, 그 게시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다음 도입 기회가 생겼다. 기존 사업에서 발견한 반복 업무를 제품화할 때, 누가 비용을 지불하는지와 누가 사용 과정에서 제품을 발견하는지를 함께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