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vin Conti — 시장조사를 유료 뉴스레터로 만든 Software Ideas
선판매로 수요와 고객 유입 경로를 확인하고 시장조사 뉴스레터를 키웠지만, 매주 조사·집필하는 부담 때문에 정기구독을 종료하고 아카이브 상품으로 전환한 과정.
케빈 콘티(Kevin Conti)는 다음 SaaS를 만들기 위해 하던 시장조사를 Software Ideas라는 유료 뉴스레터로 상품화했다. 2020년 7월 시작했고, 같은 해 10월 7일 본인 글에서 약 3개월 만에 월 반복매출(MRR) 6,019달러, 유료 고객 318명, 무료 이메일 구독자 약 3,3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판매한 것은 창업자가 진입할 시장과 첫 제품을 고르는 데 사용하는 조사 보고서였다.
다음 SaaS를 찾던 시장조사가 상품이 되다
정규직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던 그는 먼저 CoderNotes.io를 만들었다. 코드 조각과 기술 메모를 쉽게 검색하는 서비스로, 2020년 6월 Product Hunt에서 일간 2위에 올랐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인터뷰에서 공개한 이 서비스의 MRR은 약 50달러였다. 콘티는 이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반응과 실제로 돈을 내는 수요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고 배웠다.
다음 사업을 찾을 때는 채용공고부터 살폈다. 직원을 채용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후보로 모은 다음, 그 회사가 속한 시장과 경쟁 제품을 조사했다. 수작업이 느리다는 문제 때문에 Crunchbase와 Owler 같은 기업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알아봤지만, 당시 이용료가 연간 최대 1,000달러 수준이었다. 자신의 조사 결과를 다른 창업자에게 팔면 데이터 이용료를 회수하고 부수입까지 얻겠다는 생각에서 뉴스레터가 시작됐다.
시장·제품·첫 고객을 함께 검토하는 보고서
조사의 초점은 이미 고객이 돈을 쓰고 있는 B2B 소프트웨어 시장이었다. 그는 대형 업체의 주요 고객과, 그 제품을 쓰기에는 규모가 작거나 요구사항이 다른 고객을 구분했다. 그런 다음 작은 창업팀이 집중할 고객군, 차별화할 기능, 최소기능제품(MVP), 가격 가설을 하나의 보고서로 정리했다.
실제 초기 자료에서는 영업수당 관리 서비스 CaptivateIQ를 살펴본 뒤, 영업직원 1~10명을 둔 B2B 기업을 겨냥한 제품을 제안했다. 수당 계산 규칙을 설정하고, 매출정보를 입력하거나 고객관계관리 도구인 CRM에서 가져오고, 직원별 수당을 확인하는 화면이 초기 기능이었다. 고객 후보도 특정 CRM을 사용하는 기업부터 찾으라고 권했다. 개발 범위를 좁히는 방법과 첫 고객을 찾는 방법을 함께 제시한 것이다.
보고서에는 독자가 추가로 확인해야 할 위험 요소도 담겼다. 초기 7호에서는 창업자가 첫 직원에게 업무를 넘기는 상황을 겨냥한 도구를 제안하면서, 개발 시간을 줄이려면 자동화 기능을 초기 버전에서 제외하라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자가 업무 지식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직원의 진행 상황을 어떻게 확인하는지, 승인 절차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물어보도록 했다. 제품 구현, 고객에게 접근할 경로, 실제 구매 수요를 각각 검토하게 만든 구성이었다.
선판매와 고객 유입 경로를 확인하다
첫 판매 실험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데서 시작됐다. 2020년 6월 19일에는 Indie Hackers에 세 가지 사업 기회를 분석한 글을 올리고, 비슷한 자료를 돈을 내고 받아볼 의향이 있으면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연락한 사람에게는 또 다른 무료 샘플을 주겠다고 제안해, 조사 내용을 읽고 관심을 보인 사람과 대화를 시작했다.
선판매의 통과 기준은 미리 정했다. 잠재고객 100명과 대화했을 때 최소 10명에게 한 달치 뉴스레터를 19달러씩 판매한다는 목표였는데, 약 35명과 대화한 시점에 10건, 총 190달러를 확보했다. 자신을 응원하던 지인의 구매 한 건은 수요를 판단하는 계산에서 제외했다.
그는 첫 글의 반응을 확인한 뒤 두 번째 글도 공개했다. 독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시장 분석을 더 깊게 쓰고, 새로운 독자를 다시 데려올 수 있는지 살폈다. 이후 Twitter와 Indie Hackers를 주요 고객 유입 경로로 삼아 유용한 글과 사업 진행 상황을 꾸준히 공개했다.
2020년 7월 공개 판매 당시 구독료는 석 달에 57달러였다. 월로 환산하면 19달러이며, 콘티는 실제로 다음 사업을 찾고 있는 사람을 핵심 고객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가격도 이 고객에게 맞췄고, 창업 아이디어를 가볍게 구경하려는 사람까지 모두 구매자로 만들려 하지는 않았다.
구독 매출 성장과 전업 전환
성장하면서 무료 이메일 목록이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는 주요 통로가 됐다. 무료 독자에게 매주 조사 내용의 미리보기를 보내고, 자료가 자신에게 필요한지 판단할 기회를 줬다. 홈페이지에도 무료 구독 신청을 여러 곳에 배치했다. 초기에는 창업자 커뮤니티와 Twitter에서 유입이 많았지만, 2021년 인터뷰에서는 Google 검색 유입이 다른 주요 경로를 앞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공개한 후속 기록에서 성장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10월 9일에는 사업 시작 후 누적 판매액 2만 달러 돌파를 보고했고, 11월 5일 인터뷰에서는 MRR 약 8,000달러를 밝혔다. 12월 15일에는 MRR 1만 1,000달러와 활성 고객 600명 이상을 공개했다.
운영 도구로는 이메일 발송에 Mailchimp를, 결제에 Stripe를 사용했다. 과거 뉴스레터를 열람하는 회원 사이트는 Phoenix로 직접 개발해 구독자가 보고서를 다시 찾아볼 수 있게 했다.
구독자가 늘면서 조사와 집필에 들어가는 시간도 커졌다. 첫 뉴스레터는 1,218단어였고 작성에 10~15시간이 걸렸지만, 44호는 8,306단어로 늘어났다. 유료 독자가 500명을 넘자 보고서의 사업 기회나 마케팅 전략에 관한 개별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증가했다. 콘티는 더 충실한 자료를 만드는 일이 마케팅을 비롯한 다른 업무를 밀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3월에는 직장에 4주 뒤 퇴사하겠다고 알렸다. 사업이 당장의 생활비를 충당했고, 계속 운영하려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전업 전환을 공개한 글은 같은 해 5월 4일에 올라왔으며, Software Ideas를 시작한 지 약 10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고객의 목표와 자신의 목표를 다시 살피다
구독을 유지시키는 데는 상품 자체의 특성도 작용했다. 2021년 인터뷰에서 콘티는 고객이 창업 계획을 접거나, 실행할 아이디어를 찾거나, 좋은 사업을 판단하는 기준이 자신과 다를 때 구독을 해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디어를 찾아 창업에 착수한 고객의 해지는 서비스가 제 역할을 한 결과로 받아들였다. 이후에는 선판매와 초기 고객 확보를 다루는 The Foundation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찾은 다음 단계까지 지원하려 했다.
운영 과정에서는 여러 집필자와 협업했지만, 시장 기회를 발굴하고 특정 고객군의 불만을 분석하는 핵심 업무는 계속 콘티에게 남았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완전히 넘기려면 SaaS 경험과 글쓰기 능력을 함께 갖춘 사람이 필요하고, 그 인건비와 자신의 생활비를 작은 뉴스레터 수입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SaaS는 뒤로 밀렸고, 매주 조사와 집필을 반복하면서 번아웃을 겪었다. 2022년 전환 공지에는 사업을 자신의 원래 목표에 맞게 바꾸겠다는 결정이 담겼다.
Software Ideas는 2022년 6월 13일, 102호를 끝으로 주간 발행과 정기구독을 종료했다. 당시 활성 구독자에게는 남은 구독기간을 비례 환불하고 전체 보고서 아카이브를 평생 이용하도록 전환했다. 신규 고객에게 제시한 상품은 기존 보고서 전체를 149달러에 한 번 결제해 이용하는 아카이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