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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이메일 도구를 팀 사업으로 키운 조너선 불

SaaS, Web, B2B, Subscription, Small Team, Bootstrapping, Idea Validation, Pricing, Customer Acquisition, Infrastructure

조너선 불과 개러스 불이 이메일 비용을 줄이는 개인용 해결책에서 EmailOctopus를 시작한 과정. 유료 수요 확인, Amazon SES 연결 절차 제거, 고객지원과 스팸 통제를 거쳐 2023년 ARR 300만 달러 이상의 팀 사업으로 성장한 경로를 살펴본다.

조너선 불(Jonathan Bull)은 이메일 뉴스레터·마케팅 서비스 EmailOctopus의 공동창업자다. 형제인 개러스 불(Gareth Bull)과 시작한 이 사업은 비싼 이메일 도구의 대안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개발·마케팅·고객지원의 역할을 나누며 성장한 팀 사업이다.

2023년 11월 8일 공개된 Indie Bites 인터뷰에서는 연간 반복매출(ARR) 300만 달러 이상인 회사로 소개됐으며, 같은 해 7월 공식 블로그에서도 해당 규모를 공개했다. ARR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매출을 연간으로 환산한 지표이지, 그해의 확정 매출이나 순이익이 아니다. 회사와 당사자가 공개한 2023년 당시 수치로, 조너선 개인의 소득이나 현재 매출과는 구분해야 한다.

직장 밖에서 시작한 형제의 사업

조너선은 열 살 무렵 웹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했고, 열네 살쯤 첫 온라인 사업을 운영했다. 대학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공부한 뒤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암호화폐 전문 뉴스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2014년 시작한 EmailOctopus도 처음에는 직장에 다니면서 저녁과 주말에 개발한 부업이었다.

제품의 출발점은 자신이 운영하던 다른 서비스의 이메일 비용이었다. 소식 수신에 동의한 이용자가 약 2,000명에 이르자 Mailchimp 비용이 부담스러워졌고, 조너선은 아마존의 이메일 발송 인프라인 SES로 메일을 보내는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EmailOctopus는 이 개인용 해결책을 다른 사람도 쓸 수 있는 서비스로 바꾼 제품이었다.

조너선이 웹사이트와 백엔드를 만드는 동안, 디지털 마케팅 사업 경험이 있던 개러스는 출시 전부터 잠재고객을 모았다. 트위터에서 기존 서비스의 가격에 불만을 표시한 사람들을 찾고, 저렴한 대안을 검색하는 사람들에게 광고를 노출했다. 개발과 고객 확보를 나눠 진행했기 때문에 제품 완성을 기다렸다가 홍보를 시작할 필요가 없었다.

초기 제품은 고객이 자신의 아마존 계정을 연결해 이메일을 보내고 반송·수신 거부 등을 처리하는 무료 도구였다. 2015년 7월 유료 요금제를 도입하고 무료 이용에 제한을 걸자, 기존 이용자의 99% 이상이 이탈했다. 남은 이용자에게서 나온 초기 매출은 월 200~300달러 정도였지만, 조너선에게는 실제로 돈을 낼 사람이 있다는 첫 증거였다. 무료 가입자가 많다는 것과 유료 사업이 성립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던 셈이다.

월간 반복매출이 약 3,000달러에 이르렀을 때 운영을 맡을 톰 에번스(Tom Evans)가 계약 형태로 합류했다. 그가 발견한 문제는 새 기능의 부족만이 아니라 답하지 못한 고객 이메일이 약 100통 쌓여 있다는 것이었다. 톰은 고객지원 체계를 만들고 문의와 피드백을 제품 개선에 연결하면서, 직장과 개발을 병행하던 조너선의 시간 부족을 메웠다.

가격과 단순함을 함께 다듬다

EmailOctopus는 특정 직업군에 특화해 비싸게 파는 대신, 여러 업종이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이메일 발송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방향을 택했다. 2023년 인터뷰에서 운영진은 작은 팀으로 경쟁사의 복잡한 기능을 모두 따라갈 수 없었던 제약도 단순함의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정교하게 완성된 전략이라기보다,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제품 범위를 가격상의 장점으로 연결한 선택이었다.

제품은 이후 이메일 편집기, 가입 폼, 고객 분류, 자동 발송, 성과 보고서 등을 갖추며 발전했다. 그렇다고 모든 마케팅 업무를 묶는 종합 도구로 방향을 바꾸지는 않았다. 2026년 10월 1일 확인한 공식 홈페이지도 문자메시지 같은 별도 채널을 늘리기보다 이메일 마케팅에 집중한다고 강조한다.

수익모델은 무료 요금제로 진입시키고, 수신자 규모와 필요한 기능에 따라 유료 구독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2026년 10월 1일 확인한 일반 상품의 무료 요금제는 구독자 2,500명과 월 1만 통까지 제공하며, 유료 상품에는 브랜드 표시 제거와 보고서 장기 보관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구독자는 EmailOctopus에 돈을 내는 고객 수가 아니라, 각 고객이 관리하는 이메일 수신자 수다.

다만 저렴함을 유지한다는 것이 처음 가격을 영원히 고수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운영진은 2020년 회고에서 초기에 경쟁사보다 열 배는 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후에는 회사와 고객 모두에게 공정한 가격을 찾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가격 조정과 제품 개선을 함께 진행하되, 당시까지 기존 고객에게는 가입 당시 가격을 유지해 주었다.

더 큰 성장 장애물은 요금보다 사용을 시작하는 과정에 있었다. 초기에는 가입자의 90%가 이메일을 한 통도 보내지 않았고, 대부분 아마존 SES 연결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이 미사용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자 응답자의 86%가 아마존 연결 요구를 없애면 사용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2019년 9월 고객이 아마존 계정을 직접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일반 이메일 서비스를 내놓고, 기존 연결형 상품은 별도로 분리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첫 테스트 메일을 보내기까지 걸리던 시간이 대체로 하루 이상에서 약 2분으로 줄었다. 개발자가 이해하는 저렴한 도구를 넘어, 비개발자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고객층을 넓힌 전환이었다.

고객을 모은 방법과 효과가 약했던 방법

초기 고객 확보에는 레딧·Quora 같은 기존 커뮤니티와 무료 자료가 활용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른 이메일 서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HTML 이메일 템플릿이다. 2023년 회사 발표에 따르면 다운로드를 위해 이메일 주소를 등록한 사람이 5만 명을 넘었고, 이 명단은 본제품을 알리는 통로가 됐다. 이 수치는 유료 고객 수가 아니라 무료 자료로 확보한 잠재고객 수다.

사업이 커진 뒤에는 광고도 사용했지만, 경쟁이 치열한 검색어에 무작정 예산을 넣지는 않았다. 2023년 공개 자료에서 구글 광고비는 월 약 1만 5,000달러였으며, 자사 브랜드 검색어 방어와 구체적인 대안 검색어에 집중했다. 고객 한 명에게서 장기간 얻는 매출이 고객 확보 비용의 최소 세 배가 되도록 관리한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반대로 제휴 추천 프로그램은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았다. 2023년 기준 등록 제휴자가 1,000명 이상이었지만 관련 매출의 90%를 두 명이 만들었고, 제휴 경유 매출은 전체의 약 3%였다. 운영진은 부정 계정과 정책 위반을 감시하는 부담까지 고려하면 같은 방식으로 다시 시작하지는 않겠다고 평가했다.

저렴한 서비스 뒤의 운영 부담

저렴하고 가입하기 쉬운 서비스에는 스팸 발송자도 몰려들었다. 2017년 회사 회고에 따르면 신규 기능 개발을 잠시 멈추고 의심스러운 가입과 발송을 걸러내는 장치를 구축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성장과 매출을 일부 포기했지만, 브랜드 평판과 아마존과의 관계를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사용자 화면이 단순하다고 내부 운영까지 단순했던 것은 아니다. 발송량이 늘어나면서 초기 코드를 대부분 교체했고, 이메일 열람·클릭·반송·수신 거부처럼 대량으로 발생하는 기록을 처리할 기반이 필요해졌다. 이 사례의 기술적 난도는 메일을 보내는 버튼보다, 많은 고객의 발송과 결과 수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었다.

팀과 재무적 여유를 갖춘 회사로

조너선은 성장 과정에서 일을 직접 통제하려는 성향을 줄이고 전문가에게 맡기는 법을 배워야 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마케팅과 고객지원 책임자를 채용하자 자신과 톰이 미뤄 두었던 업무에 집중할 여유가 생겼다. 2026년 10월 1일 확인한 공식 소개에서는 조너선을 공동창업자·최고경영자, 개러스를 공동창업자·자문역, 톰을 최고운영책임자로 구분하며, 개발·디자인·고객지원 담당자들도 별도로 소개한다.

외부 투자 없이 성장한다는 방침에는 재무적 안전을 확보하려는 태도도 포함돼 있었다. 2020년에는 매출이 완전히 사라져도 팀 전체의 급여를 최소 1년 지급할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가능한 모든 돈을 확장에 쓰기보다, 창업자와 직원이 버틸 수 있는 여유를 남겨 둔 것이다.

외부 투자나 매각을 무조건 배제했던 것은 아니다. 2023년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투자자와 잠재 인수자들을 만났지만, 당시에는 직접 사업을 더 키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선택도 사업이 성장한 뒤 다시 검토한 결정이었다.

이 사례를 단순히 경쟁사보다 싸게 팔아서 성공한 이야기로 읽으면 중요한 부분이 빠진다. 실제 과정에는 유료 수요 검증, 복잡한 가입 절차 제거, 고객지원 정비, 스팸 통제, 업무 위임이 함께 있었다. EmailOctopus가 보여주는 것은 독창적인 시장을 발명하지 않아도 기회가 있다는 점과, 그 기회를 지속적인 수익으로 바꾸려면 제품뿐 아니라 운영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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