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프로젝트가 생업이 되기까지: 도미니크 소베와 HelpKit
컨설팅 면접 준비 앱부터 HelpKit까지, 도미니크 소베가 작은 판매와 고객 반응을 쌓으며 자신이 운영할 일터를 만든 과정.
방값을 보탠 첫 앱
2018년 도미니크 소베(Dominik Sobe)는 경영컨설턴트를 꿈꾸던 대학생이었다. 학생 컨설팅 조직을 이끌던 그는 컨설팅 회사의 채용 면접을 준비하면서, 비싼 교재와 불편한 웹사이트에 흩어진 내용을 모바일 앱으로 정리해 보고 싶어졌다. 마침 프로그래밍을 독학하고 있었고, 자신이 공부하는 내용을 직접 제품으로 만드는 일이 좋은 연습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컨설팅 면접 준비 앱 CaseTools를 만들기 시작했다.
첫 버전을 완성하는 데는 넉 달 정도가 걸렸다. 실제 코딩에 쓴 시간은 한 달 반가량이었고, 나머지는 컨설턴트들과 이야기하고 자료를 읽으며 앱에 넣을 내용을 작성하는 데 들어갔다. 출시 후 첫 결제는 네 번째 주에 발생했다. 이후 판매가 조금씩 늘면서, 한때는 대학 생활 중 방값을 충당할 만큼 수입이 생겼다.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생활비의 일부를 부담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베는 비슷한 앱을 아홉 개만 더 만들면 먹고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HelpKit을 통해 최소한의 생계 기반을 마련하기까지는 약 3년이 더 필요했다. 그동안 학업도 이어 갔다. 2020년 경영·경제학 학사과정을 마쳤고, 같은 해 리스본으로 옮겨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다음 제품의 느린 판매
다음 제품 중 하나였던 StorePreviewer는 앱을 실제로 등록하기 전에 앱스토어에서 어떻게 보일지 확인하는 도구였다. 소베는 석사과정과 병행하며 제품을 개발했고, 석 달 동안 작업한 뒤 관심을 보였던 약 80명에게 출시를 알렸다. 처음에는 답장이 오지 않았다. 약 2주가 더 지난 뒤 연간 요금제를 구매한 고객이 나타났고, 이어 다른 두 고객도 결제했다.
첫 판매 이후에도 성장은 더뎠다. 2021년 6월에 남긴 기록에서는 두 달 동안 구독 고객 세 명이 떠나고 세 명이 새로 들어와 매출이 사실상 제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때까지 돈을 낸 고객은 누적 24명이었지만, 구독을 유지하는 고객은 여덟 명이었다. 그는 전일제 석사과정 때문에 제품에 투입할 시간이 제한돼 있다고도 적었다.
두 건의 선주문으로 시작한 HelpKit
여러 제품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불편도 생겼다. 혼자 개발하는 소베에게 고객 문의에 일일이 답하는 일은 상당한 시간 부담이었고, 고객들은 답변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했다. 그는 이미 사업 관련 문서를 노션에 정리하고 있었으므로, 도움말도 같은 곳에 작성한 뒤 고객에게 보기 좋은 형태로 제공하고 싶었다. 이 필요에서 노션 문서를 고객용 도움말 사이트로 바꾸는 HelpKit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번에는 곧바로 개발에 들어가지 않았다. 앞선 프로젝트들을 통해 처음 떠올렸을 때 매력적인 아이디어도 시간이 지나면 흥미가 식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두 달가량 아이디어를 묵혀 두었고, 여전히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남자 피그마로 화면을 만들고 제품 소개 페이지를 준비했다. 실제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완성하기 전에 구매 의사를 확인해 보려는 시도였다.
2021년 7월, 소베는 팔로어가 약 300명이던 트위터 계정으로 HelpKit을 소개했다. 1년 이용권을 39달러에 예약 판매했고, 게시물에 대한 반응으로 팔로어도 늘었다. 그러나 첫 주에는 구매자가 한 명도 없었다. 두 번째 주에 두 건의 주문이 들어왔지만, 그다음 주에는 추가 판매가 발생하지 않았다.
원래 소베가 정한 개발 착수 기준은 예약 구매 열 건이었다.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지만, 주문 두 건과 함께 제품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긴 응원 이메일이 도착했다. 그는 그 반응을 보고 개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약 30일 동안 최소 기능 제품을 만들었다. 예정했던 검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한된 고객 반응을 근거로 한 번 더 시간을 투자한 선택이었다.
HelpKit의 작업 분담은 명확했다. 고객은 익숙한 노션에서 도움말을 작성하고, HelpKit은 이를 별도 도메인과 브랜드를 갖춘 고객용 사이트로 제공했다. 문서를 편집하는 기능을 새로 만드는 부담을 줄이면서, 고객이 직접 답을 찾기 쉬운 도움말 화면과 검색 기능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였다. 웹사이트 안에 도움말 위젯을 넣으면 방문자가 별도 문의를 보내기 전에 관련 문서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
작은 매출을 생계로 키우다
2021년 11월, 소베는 유료 고객이 열 명을 넘었고 월 반복매출(MRR)이 241달러에 도달했다고 공개했다. 생활을 온전히 맡기기에는 작은 규모였지만, 연간 요금제를 구매하는 고객도 나타났다. 이전에는 몇 달 동안 혼자 개발한 뒤 출시일에 관심이 없다고 실망했지만, 이번에는 트위터와 인디해커스 등에서 개발 과정과 시행착오를 계속 공유했다. 그 기록을 통해 제품을 알게 된 사람들과 노션 사용자들의 추천이 초기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됐다.
고객을 맞이하는 방식도 손봤다. 처음에는 무료 체험을 신청한 모든 사람에게 직접 연락해 의견을 물었지만, 들어가는 시간에 비해 답변이 적었다. 소베는 하루를 들여 체험 기간에 다섯 차례 발송되는 안내 이메일을 만들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답장하도록 안내하는 방식으로 바꾸자, 매번 처음부터 연락하는 수고를 줄이면서 고객의 응답도 얻을 수 있었다.
규모가 큰 회사에서 문의가 오면 제품에 없거나 개발 계획에도 없는 기능을 요구하기도 했다. 소베는 그런 경우 짧은 통화를 제안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듣고, 현재 제공할 수 있는 것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요청한 기능이 없어도 설명을 들은 뒤 가입하는 고객들이 있었다. 모든 요구를 개발 일정에 추가하지 않고도 고객과 거래를 시작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배운 것이다.
2022년 2월 28일, HelpKit의 유료 고객은 51명, 월 반복매출은 1,020달러에 이르렀다. 약 다섯 달 동안 운영한 결과였으며, 당시에는 HelpKit을 프로덕트헌트에 정식으로 출시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소베에게 월 1,000달러는 중요한 목표였지만, 그는 같은 글의 답변에서 여유 있게 지속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매출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처음 세운 목표를 넘긴 뒤에도 생활을 맡길 수 있을지를 별도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해 4월 16일에는 월 반복매출 2,000달러와 고객 90곳 이상을 기록했다. 처음 1,000달러까지 약 다섯 달이 걸렸던 데 비해, 다음 1,000달러를 더하는 데는 한 달 반 정도가 걸렸다. 고객들이 HelpKit으로 제공하는 도움말 문서도 3,000개를 넘었다. 제품을 업무에 사용하는 고객과 문서가 함께 늘고 있었다.
이 시기를 돌아보며 소베가 꼽은 중요한 선택은 다른 제품에 손대지 않고 HelpKit에 집중한 일이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을 참으면서, 이미 반응이 생긴 제품을 개선하는 데 시간을 썼다. 그는 자신이 미리 걱정했던 결함이나 부족한 기능 중 상당수가 실제 고객 문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한정된 작업 시간을 어디에 쓸지 결정할 때, 고객이 실제로 제기한 문제의 비중이 커졌다.
졸업 전에 마련한 일터
2022년 6월 16일, HelpKit은 유료 고객 130곳 이상과 월 반복매출 3,000달러에 도달했다. 소베는 이 정도면 인디해킹을 본업으로 삼을 수 있다고 썼다. 당시에도 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석사 논문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이 같은 글에 남아 있다. 학업을 끝내기 전에 자신이 운영하는 제품으로 생활을 이어 갈 기반을 확보한 셈이었다.
그 과정에는 장시간 노동도 있었다. 소베는 2022년 8월의 글에서 코딩을 배우고 제품을 만들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하루 10~12시간씩 일했다고 적었다. 동시에 쉬지 않고 일하다가 번아웃에 가까워졌던 경험도 언급했다. 일하는 장소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된 뒤에는, 초기의 과도한 작업량을 일상으로 굳히지 않는 과제가 남아 있었다.
사업이 자리를 잡은 뒤에도 고객과의 대화는 계속해서 제품과 가격을 바꿨다. 소베는 초기에 HelpKit의 가격을 낮게 책정했지만, 일부 고객은 제공하는 가치에 비해 너무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후 요금을 조정하는 과정에는 이런 의견이 반영됐다. 처음 정한 가격을 유지하는 일보다, 고객이 무엇 때문에 돈을 내는지 파악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2025년 7월 공개된 인터뷰에서 HelpKit은 월매출 약 1만 달러, 고객 400곳 이상을 확보한 사업으로 소개됐다. 고객층에는 대학과 규모가 큰 기업도 포함돼 있었다. 혼자 운영하던 앱의 고객 지원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도구가 여러 조직의 도움말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성장한 것이다. 처음의 생계 목표를 넘어선 뒤에도, 같은 제품을 개선하며 사업을 이어 가고 있었다.
소베의 진로는 첫 앱을 팔았을 때부터 조금씩 바뀌었다. 작은 수입을 만들던 실험이 생활을 떠받칠 수준으로 자라면서, 제품 개발을 본업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석사 논문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졸업 뒤 자신이 운영할 일터가 생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