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 사이트로 연 100만 달러까지
Carrd가 한 페이지 사이트 하나로 연간 반복매출 100만 달러에 이른 과정을 따라간다.
AJ는 Carrd를 만들기 전부터 웹사이트 디자인으로 돈을 벌고 있었다. HTML5 UP에서는 무료 웹사이트 템플릿을 배포했고, Pixelarity에서는 유료 템플릿을 판매했다. 오랫동안 템플릿을 만들면서 그는 사람들이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사이트를 만들 때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배웠다. Carrd는 그동안 쌓은 제작 경험과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한 다음 사업이었다.
2015년,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던 AJ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이 배포한 한 페이지짜리 템플릿들이었다. Aerial과 Identity처럼 간단한 자기소개에 적합한 디자인이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는 이런 페이지를 브라우저에서 직접 만들게 해주는 도구를 생각했다. 처음에는 개인 프로필 제작에 초점을 맞췄지만, 개발하면서 다양한 용도의 한 페이지 사이트를 만들도록 범위를 넓혔다.
Carrd에 들어온 사람은 회원가입부터 할 필요가 없었다. 먼저 디자인을 고르고 내용을 바꾸면서 제품을 사용한 뒤, 사이트를 게시할 때 계정을 만들면 됐다. 설명을 읽으며 쓸 만한 서비스인지 판단하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보면서 가입을 결정하도록 순서를 잡았다.
개발은 2015년에 걸쳐 진행됐다. AJ는 그해 중반까지 사이트를 생성하는 초기 구조를 만들었고, 연말에는 지인들에게 비공개 시험판을 제공했다. 2016년 초에는 비공개와 공개 베타를 거쳐 출시를 준비했다. 기존 템플릿 작업으로 익힌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사용자가 직접 편집하고 게시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는 별도의 개발 기간이 필요했다.
편집 화면의 중심에는 사용자가 만들고 있는 사이트가 놓였다. 글이나 이미지를 선택하면 속성을 바꾸는 패널이 열리고, 필요한 요소는 도구 모음에서 추가했다. 메뉴를 여러 겹 돌아다니지 않고도 화면에 보이는 대상을 직접 수정할 수 있었다. 완성된 페이지를 계속 확인하면서 작업하는 구조가 제품의 사용법을 설명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사이트를 게시하는 내부 구조도 단순하게 설계했다. 페이지 설정을 담은 JSON 데이터와 이미지 같은 파일을 받아 정적인 HTML과 CSS를 생성했다. 방문자가 접속할 때마다 서버가 페이지를 새로 조립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생성한 파일을 전달하는 방식은 운영 비용을 낮추고, 나중에 호스팅 환경을 옮기기도 쉽게 만들었다.
AJ는 핵심 제품을 완성한 뒤 유료 요금제를 정했다. 출시 당시 Pro의 가격은 연간 19달러였으며, 여러 단계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유료 상품으로 시작했다. 그는 한 페이지 사이트를 만드는 제품의 범위에 맞춰 가격을 낮게 잡았고, 이용자가 매달 챙겨야 하는 구독을 하나 더 늘리지 않도록 연간 결제를 택했다.
무료와 유료를 나누는 기준은 사이트를 얼마나 본격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맞춰졌다. 간단한 소개 페이지를 공개하는 데에는 무료 기능으로도 충분했다. 자기 도메인을 연결하고, 문의나 구독 신청을 받고, Carrd 표시를 없애려는 사람에게는 유료 기능이 필요했다. 기본적인 제작 경험을 제공한 뒤, 브랜드나 사업에 활용하는 단계에서 결제할 이유를 마련한 것이다.
2016년 3월 7일, AJ는 트위터를 통해 Carrd를 공개했다. 첫 사용자들은 기존 템플릿 작업을 통해 그를 알고 있던 팔로워들 가운데서 나왔다. 3월 16일에는 Product Hunt에 소개돼 1,000개가 넘는 추천을 받고 그날의 기술 제품 1위에 올랐다. 이 노출로 수천 명의 이용자가 들어왔고, 수백 건의 유료 업그레이드가 발생했다.
첫 누적 매출 1,000달러는 Product Hunt에 소개된 시기에 넘겼다. 누적 매출 1만 달러까지는 이후 몇 달이 더 걸렸다. AJ는 그동안 들어오는 의견에 적극적으로 답하고 제품을 수정했다. 출시 직후의 큰 노출에 이어, 이용자의 반응을 받아 개선하는 일상적인 운영이 시작됐다.
무료 사이트 아래에 붙는 ‘Made with Carrd’ 링크는 다음 이용자가 들어오는 통로가 됐다. 누군가 공개한 페이지를 보고 같은 도구로 자신의 사이트를 만들면, Carrd를 알리는 페이지도 하나 더 생겼다. AJ는 2018년 인터뷰에서 별도의 마케팅보다 제품 개발에 집중해 왔으며, 무료 이용과 입소문이 사용자 확보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무료 사용자가 만든 결과물이 계속 외부에 공개되는 제품 구조가 이런 운영 방식을 뒷받침했다.
2019년 3월 Indie Hackers 인터뷰에서 AJ가 밝힌 Carrd의 월매출은 약 3만 달러였다. 당시 매달 약 2만 명이 새로 가입했고, 4만 개가 넘는 사이트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연간 요금이 낮은 서비스에서도 이용자와 유료 고객이 쌓이자 상당한 규모의 매출이 발생했다.
사용자가 늘면서 한 페이지라는 제품 범위를 시험하는 요구도 들어왔다. 연락처를 별도 페이지에 두고 싶다는 요청이 반복되자 AJ는 한 페이지 안에서 화면을 나눠 보여주는 섹션 기능을 만들었다. 사용자는 링크나 버튼으로 섹션을 전환하며 여러 페이지처럼 구성할 수 있었다. 기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소개와 연락처처럼 내용을 구분해야 하는 용도를 수용했다.
2020년에는 예상하지 못한 경로로 이용자가 급증했다. 팬데믹으로 온라인에서 일하거나 생계를 꾸리려는 사람들이 사이트를 만들었고, 미국의 시위와 관련해 활동가들도 Carrd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킴 카다시안이 Carrd로 만든 사이트를 트위터에 공유한 일은 트래픽을 더욱 크게 늘렸다. 개발자가 직접 찾아다니지 않았던 사용자 집단이 제품의 사용처를 넓혀갔다.
급성장은 서버 운영에 부담을 줬다. AJ가 몇 년은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기존 인프라는 새로운 증가세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그는 2021년 4월 무렵이면 한계에 이를 것으로 판단했다. 기능을 개발하는 일에 더해, 이미 공개된 수많은 사이트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운영 업무를 나누는 것도 중요해졌다. 2021년 AJ가 공개한 역할 분담에서 그는 개발과 제품을 맡았고, 공동창업자 Doni는 운영과 일반적인 고객지원을 담당했다. 코드 문제처럼 기술적인 대응이 필요한 문의는 AJ가 처리했다. 모든 문의를 개발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맡는 부담을 줄이면서 제품 개발을 계속할 수 있는 구조였다.
Carrd는 2021년 Rainfall Ventures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2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당시 사업은 이미 흑자였고, 두 사람이 필요로 한 것은 규모가 커지는 서비스를 운영해 본 사람들의 경험과 인맥이었다. 법인 운영과 채용, 이용자가 올리는 콘텐츠를 둘러싼 문제 등 직접 해결해야 할 일이 늘어나고 있었다. AJ는 투자자와 제품 방향에 대한 기대를 맞추면서, 이런 문제를 상의할 수 있는 관계를 확보했다.
투자 이후 확보한 연결을 통해 AJ는 AWS 엔지니어들에게 인프라 구성에 관한 도움을 받았다. 2021년 4월 6일에는 실제 운영 중인 약 200만 개의 사용자 사이트를 AWS로 이전했다. 이미 공개된 사이트의 접속을 유지하면서 기반 시설을 바꾸는 작업이었고, 그는 이를 Carrd 운영에서 가장 긴장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몇 년 전 혼자 만든 게시 도구가 이제 수백만 사이트의 가동을 책임지는 서비스가 돼 있었다.
같은 달 30일, AJ는 Carrd가 연간 반복매출 100만 달러를 넘겼다고 공개했다. 당시 이용자는 약 160만 명이었고, 누적 생성 사이트는 약 250만 개였다. 개발과 제품을 맡은 AJ, 운영을 맡은 Doni의 두 사람 체제로 도달한 규모였다.
2026년 9월 기준으로도 Carrd의 Pro Standard 가격은 연간 19달러이며, 이 요금제로 사이트 10개를 운영할 수 있다. 더 많은 사이트나 고급 기능이 필요한 이용자에게는 상위 요금제와 더 큰 사이트 수 한도를 판매한다. AJ는 한 페이지 사이트를 빠르게 만들고 유지하는 제품 범위를 지키면서, 늘어나는 사용량과 업무상 필요를 추가 매출로 연결했다. 낮은 기본 가격을 유지한 채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이 제품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