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Flow Chat과 Starpop을 키운 알렉산더 반 레
핀테크 창업 실패 뒤 작은 제품을 만들던 알렉산더 반 레가 AI 자동화 도구와 광고 제작 서비스를 출시하고, 과금과 고객 유입을 다듬은 과정.
실패한 핀테크에서 작은 제품으로
알렉산더 반 레(Alexander Van Le)는 벤처투자를 받은 핀테크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가 실패했다. 공동창업자는 네 명이었지만, 초기 투자를 받을 당시 매출은 없었다. 투자자의 관심을 얻은 회사가 고객에게 돈을 받는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2024년 2월에 쓴 창업 회고에는 그 경험이 남아 있다. 그는 고객과 쓸 만한 시제품이 정해지기 전에 투자부터 받는 일을 경계했고, 창업자가 직함에 따라 할 일을 제한하는 태도도 비판했다. 모르는 일은 그때그때 배우고, 제품을 개선하거나 고객에게 전달하는 일을 먼저 하자는 생각이었다. 장기 전략을 설명하는 자료보다 실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활동에 시간을 쓰자는 원칙이었다.
그의 개인 프로젝트 목록에는 여러 시도의 흔적이 이어진다. 2023년에는 구직자의 지원 현황을 관리하는 SeekJob을, 2024년에는 생각을 곧바로 기록하는 메모 앱 JustDump와 덴마크 개발자 채용 사이트 DanishTech를 만들었다. 채용 정보, 메모, 구직 관리처럼 일상에서 설명할 수 있는 작은 문제들을 각각 제품으로 옮겼다.
전환점은 2025년 4월 X에 공개한 AI 자동화 실험이었다. 그는 여러 작업을 연결해 하루 약 90편의 글을 생성한다고 소개했고, 해당 게시물은 약 32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반응을 계기로 직장을 그만두고 AI Flow Chat의 사업화에 나섰다.
다시 실행할 수 있는 AI 작업 공간
AI Flow Chat의 출발점에는 AI를 사용하는 과정의 반복 작업이 있었다. 질문을 입력하고 답변을 복사한 뒤 다른 창에 붙여 넣어 다듬는 일을 계속해야 했고, 좋은 결과를 냈던 질문과 모델 조합도 사람이 기억해야 했다. 반 레는 이런 절차를 화면에 펼쳐 놓고 연결한 다음, 필요할 때 다시 실행하도록 만들고자 했다.
첫 버전을 만들어 출시하는 데는 2주가 걸렸다. 제품은 자료와 지시문을 화면에 배치하고 연결하는 시각적 작업 공간으로 구성됐다. 사용자는 문서, 웹사이트, 영상 등을 참고 자료로 넣고, 이를 바탕으로 글이나 영상 대본을 만드는 작업을 설계할 수 있었다. 결과물 하나를 얻은 뒤에도 작업 구성을 남겨 두고 다음 콘텐츠에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2025년 5월 27일 제품 공지에서 그가 공개한 사용자 수는 58명이었다. 같은 공지에서는 자신이 만든 작업 흐름을 다른 사람이 실행할 수 있는 앱으로 공유하는 기능을 소개했다. 사용자가 복잡한 작업 구성을 완성해 놓으면 동료나 지인에게 실행 가능한 형태로 전달할 수 있었다. 개인이 만든 자동화 절차를 다른 사람도 이용하게 하는 기능이었다.
7월에는 예약 실행 기능이 붙었다. 웹사이트에서 자료를 가져오는 단계와 결합하면 매일 새로운 정보를 수집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고, 반 레는 자신이 이를 일일 뉴스 요약에 쓴다고 설명했다. 예약 실행은 유료 요금제에만 제공했다.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자동화 작업에 구독료를 받는 구조였다.
사용량을 통제하고 과금을 다듬다
서비스를 알리는 동안 사용료 설계도 바뀌었다. 초기에는 모든 모델을 제한 없이 실행하도록 허용했는데, 반 레는 악의적인 사용자가 막대한 AI 비용을 발생시킬까 봐 홍보하기조차 불안했다고 밝혔다. 2025년 5월에는 비싼 모델의 사용량에 일일 한도를 도입했다. 고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으려면 먼저 한 사람이 발생시킬 수 있는 비용부터 통제해야 했다.
7월 29일에는 모델을 세 등급으로 나누던 사용량 체계를 단일 크레딧으로 바꿨다. 기존 방식에서는 한 등급의 사용량을 다 써도 다른 등급에 남은 몫을 옮길 수 없었고, 더 비싼 모델이 등장하면 같은 등급 안에서도 비용 차이가 커졌다. 새 방식은 구독자에게 매달 크레딧을 지급하고 모델마다 다른 양을 차감했다. 모델을 추가할 때마다 요금제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부담을 줄이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모델에 사용량을 배분하도록 한 변경이었다.
무료 제공 범위도 다시 정했다. 2025년 10월 공지에서는 결제 수단 확인 없이 이용할 수 있던 무료 요금제에서 악용이 발생해, 이를 14일 무료 체험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크레딧을 다 쓴 고객에게는 추가 구매를 허용하고, 별도로 산 크레딧은 다음 달에도 남겨 두었다. 월 구독을 기본으로 두면서 더 많이 사용하는 고객의 수요를 추가 결제로 받았다.
광고 제작에 집중한 Starpop
두 번째 주력 제품인 Starpop에는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이샤그(David Ishag)가 함께했다. 이 제품은 전자상거래 브랜드와 광고대행사가 AI로 광고용 이미지와 영상을 제작하도록 돕는다. 고객은 광고 템플릿을 고르고 제품 자료를 넣어 제작을 시작할 수 있다. 작업 순서를 직접 구성하는 AI Flow Chat에 비해, 시작할 때부터 상품 광고라는 용도를 좁혀 놓은 제품이었다.
Starpop을 만들 때는 이미 판매되고 있던 유사 서비스를 참고해 고객과 해결할 문제를 정했다. 첫 버전은 일주일 만에 출시했고, 같은 주에 첫 구독을 판매했다. 구매 가능한 제품을 내놓고 결제 반응을 확인하기까지의 간격이 짧았다.
개발 시간을 줄인 데는 앞선 제품의 코드가 기여했다. 반 레는 AI Flow Chat의 코드를 바탕으로 Starpop을 시작했고, 두 저장소에 같은 파일 구조와 라이브러리를 사용했다. 한쪽에서 발견한 버그를 다른 쪽에도 곧바로 수정할 수 있었다. 제품을 오갈 때마다 낯선 코드를 다시 파악하는 부담도 줄었다.
고객을 만나며 두 제품을 키우다
두 제품의 초기 영업은 잠재고객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이후에는 디스코드와 레딧에 유용한 설명 글과 영상을 올려 문의를 유도했다. 제품 소개는 최소화하고 실제 작업에 도움이 되는 예제를 보여 주는 콘텐츠를 활용했다.
레딧에 올린 이미지 생성 캔버스 시연에는 제품의 용도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댓글도 달렸다. 반 레는 대표 이미지가 포함된 블로그 글이나 삽화가 들어간 동화 제작을 활용 사례로 제시했다. AI 서비스를 별도로 연결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에게는 가입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시연을 공개한 뒤에도 무엇에 쓰는지,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설명하는 일이 남아 있었다.
그는 가입 과정에서도 어디에서 제품을 알게 됐는지, 무엇에 사용할 것인지를 질문한다고 설명했다. 목적은 다음 기능을 정할 때 참고할 정보를 얻는 것이었다. 유입 경로와 사용 목적을 함께 모았으므로, 어떤 홍보가 어떤 용도의 사용자를 데려오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됐다.
2026년 2월 18일 인디해커스 인터뷰에서 그는 두 제품의 합산 월 반복매출이 약 2만 달러라고 밝혔다. 다음 목표로는 월 반복매출 10만 달러를 제시하며, 더 큰 사업을 시도할 여유를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AI Flow Chat의 개선은 이후에도 재사용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2026년 8월에는 브랜드의 문체, 제품 정보, 조사 자료 등을 묶어 여러 작업 공간에서 함께 쓰는 기능이 추가됐다. 원본을 수정하면 연결된 작업 공간에도 변경 사항이 반영됐다. 고객이 매번 같은 배경 설명을 입력하고 수정해야 하는 수고를 줄이는 방향이었다.
반 레는 2024년 회고에서 매출도 없는 회사를 두 제품으로 나누자는 제안을 경험했다고 썼다. 그가 우려한 것은 창업자들이 역할별로 갈라져 제품과 영업의 실제 문제를 공유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후의 두 제품 운영과 함께 보면, 여러 제품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경험이 다음 시도로 이어지는 방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고객에게는 용도가 다른 제품을 팔면서, 개발자는 익숙한 코드와 고객을 만나는 방법을 다시 활용하는 구조였다.